마이크로소프트(MS)가 간밤에 ‘킨(KIN)’이란 브랜드의 휴대폰 2종을 내놓았습니다. 일본 샤프가 생산한 제품이긴 하지만 MS가 자체 브랜드 휴대폰을 내놓은 것은 처음입니다. 킨은 타깃이 뚜렷합니다. 한 마디로 “끊임없이 친구들과 공유하길 좋아하는 10대 소셜제너레이션을 겨냥한 소셜폰”입니다.

킨은 콤팩트한 ‘킨원(KIN One)’과 좀더 큰 ‘킨투(KIN Two)’가 있습니다. 터치스크린에 슬라이드아웃 쿼티 키보드가 달렸습니다. 킨원에서는 키보드가 밑으로 나오고 킨투에서는 옆으로 나옵니다. 특징은 홈스크린에 페이스북 트위터 마이스페이스 등 소셜네트웍의 최신 업데이트가 뜬다는 점입니다.

MS는 철저하게 “소셜(Social)”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자신의 일상생활을 친구들과 공유하기 좋아하는 “소셜제너레이션(Social Generation)”을 겨냥했습니다. 휴대폰 화면에 친구들이 올린 최신 글이나 사진이 뜬다는 것은 특이한 경험일 겁니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킨을 이해하려면 ①킨루프(KIN Loop) ②킨스팟(KIN Spot) ③킨스튜디오(KIN Studio) 등 세 가지만 알면 됩니다. 킨루프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업데이트가 뜨는 홈스크린입니다. 이곳에 있는 글이나 사진을 공유하려면 드래그 해서 하단중앙에 있는 녹색 킨스팟에 넣고 공유대상자를 선택하면 됩니다.

킨에서는 친구를 3단계로 구분합니다. ①매우 친한 친구 ②이보다 넓은 소셜 서클 ③페이스북 같은 곳에서만 친구로 분류되는 사람들 등입니다. 우리식으로 표현하자면 일촌, 이촌, 삼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사진은 일촌한테만 공개하고 어떤 사진은 이촌이나 삼촌에게도 공개하겠죠.

일상생활을 끊임없이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어 친구들과 공유하려면 무한 저장공간이 필요합니다. MS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했습니다. 휴대폰에서 생산한 모든 콘텐츠는 웹브라우저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게 킨스튜디오입니다. 이곳에는 각종 사진 동영상 메시지 등이 시간대별로 정리돼 있습니다.

하나를 추가한다면 준(Zune) 기능이 있습니다. 킨은 윈도폰으로는 처음으로 준을 결합했습니다. 준 사용자는 뮤직, 비디오, 라디오, 팟캐스팅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능이 단순하기 때문에 휴대폰에 특별히 메뉴랄 것도 없습니다. 아이폰처럼 앱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사진과 동영상에 초점이 맞춰진 소셜폰이다 보니 고화질 카메라가 필수입니다. 킨원은 500만 화소 카메라를 내장했고 킨투는 800만 화소 카메라를 내장했습니다. 킨투로는 고화질 비디오 촬영도 가능합니다. 어두운 곳에서 찍어도 사진이 잘 나온다고 합니다. 또 LED 플래시를 내장했습니다.

킨은 엔터테인먼트와 디바이스를 담당하는 MS E&D부문 작품입니다. 간밤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킨 발표회는 로비 바하 E&D부문 사장이 맡았습니다. 바하는 자기표현을 좋아하고 친구들과 공유하길 좋아하는 세대를 “소셜제너레이션”이라고 부르며 킨은 이들에게 최적화된 휴대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S는 다음달 미국에서 버라이즌을 통해 킨을 발매합니다. 가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가을쯤에는 보다폰을 통해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에서도 발매합니다. 버라이즌 부사장은 킨에 대해 “남의 사진에 대해 맨먼저 코멘트 할 수 있는 폰”이라며 “10대 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유용하다”고 말했습니다.

킨은 소셜 네트웍 서비스에 특화된 폰이라서 페이스북 트위터 사용자가 많은 국가에서는 눈길을 끌 것 같습니다. 또 MS가 자체 브랜드 폰을 내놓음에 따라 삼성 LG 등 MS 파트너들은 영향을 받게 됐습니다. 일본 국내용 폰만 만들던 샤프가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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