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업체들의 주가가 증시에서 '뜨거운 감자'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물동량이 급증, 실적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더욱이 미주노선의 운임인상이 기대되는 컨테이너선사의 경우 '영업 흑자'를 동반한 주가상승 탄력이 거세질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봤다.

한진해운·현대상선, 2분기에 '흑자' 전망…'GRI 협상이 관건'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상 컨테이너선사에 비수기인 2분기에도 실적이 호전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컨테이너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올 2분기 영업실적이 전분기와 전년동기대보다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미주노선의 일괄운임인상(GRI) 협상이 그것이다. 이 협상은 5월중 원만히 타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정은 HMC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한진해운의 경우 2008년 물동량은 34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2009년 320만TEU에 이어 올해에는 약 360만~370만TEU를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15% 가량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그는 "작년초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재고를 줄이면서 물동량이 줄었지만, 반대로 올해는 기업들이 재고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올 연말까지 실적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미주노선의 운임은 2분기에 1FEU당 기존 1500달러에서 1700달러로 약 200달러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현민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주노선 운임협상이 타결돼 운임이 상승하면 기업의 적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이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물동량 회복 강도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벌크선사, 큰 실적개선 어렵다"…STX팬오션·대한해운 '흐림'

반면 벌크선사의 경우, 급격한 실적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브라질 철광석업체 등과의 가격 협상이 지연됨에 따라 철광석 수입 중단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따라서 중국으로 수입되는 철광석 양이 줄어들고있기 때문에 벌크선사들의 물동량은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브라질, 그리고 호주 간의 철강석 연간계약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는 업황이 크게 개선되기 힘들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벌크선사의 국제 운임 추이를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BDI는 지난달 15일 3574선까지 상승했다가 전날(8일)에는 2922선까지 떨어졌다.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은 "벌크는 통상 4, 5월이 계절적 성수기이나 중국과 브라질 간의 철광석 가격협상이 지연됨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대외악재로 벌크선사의 올 2분기 실적개선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의 주가는 아웃포펌(시장 수익률 상회)을 했기때문에 차익실현 매물로 주가가 단기간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다만 벌크선사의 경우 올 2분기 실적이 3, 4분기보다는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컨테이너선사만큼 주가가 크게 급등하지는 않겠지만 지속적으로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