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소수지분 매각을 위한 블록세일에 들어갔다.

예보 고위 관계자는 8일 “이날 증시 마감 직후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매각 조건을 발송하고 매수 신청을 받는 작업을 시작했다”며 “매각 예상 지분은 일단 7%지만 최대 9%까지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 가격은 이날 종가 1만6000원에서 4% 할인된 가격에서 입찰을 시작할 계획이다.예보 관계자는 “매각 주간사의 수요조사 결과 7%이상 매각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매각 주관사인 대우증권과 삼성증권, UBS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등은 매각 물량과 가격을 조정하며 이번 주부터 블록세일을 위한 대기상태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블록세일은 9일 증시 개장 전에 끝난다.

예보가 현재 보유중인 우리금융 지분은 65.97%로 이번 블록세일이 끝나면서 59% 미만으로 떨어지게 돼 우리금융 민영화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우리금융지분을 50%+1주로 낮춘 뒤 경영권 매각 또는 국내 금융지주사와의 합병을 통해 민영화를 연내 완성한다는 방침이다.구체적인 민영화 방안은 상반기중 확정돼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민영화 방안으로는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 또는 하나금융과의 대등합병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일각에서는 이날 블록세일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외환은행 매각절차와 연관시켜 해석하고 있다.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 의지를 시장에 재확인시켜줌으로써 시장의 관심을 환기시키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실제 당초 우리금융지주 블록세일을 위한 기준 주가는 1만7000원선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주 들어 주가가 1만6000원대로 하락하는 등 조정을 받으면서 일정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이와 관련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가격에 대한 평가는 언제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일단 매각하면 민영화에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것인 만큼 정부의 민영화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첫 단계로 1차 블럭세일을 실시,지분을 73%에서 66%로 낮췄으며 지분매각제한(락업)기간 3개월이 끝난 지난 2월25일부터 추가 블럭세일 시점을 저울질 해왔다.지난해 블록세일 당시 주가는 1만6050원으로 할인률(4.36%)을 적용해 주당 매각가격은 1만5350원이었다.

공자위는 지난해 말 본회의를 열고 정부 보유 지분 73% 가운데 경영권과 관련된 50%+1주를 제외한 23% 중 7%를 블록세일로 우선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해 놓은 상태였다.예보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금융에 총 12조7633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며 이중 3조1470억원을 회수했다.이심기/정재형 기자 sglee@hankyung.com

◆블록세일=가격과 물량을 미리 정해 놓고 특정 주체에게 일정 지분을 묶어 일괄 매각하는 방식.주식시장에서 대량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가격변동과 물량 부담에 따른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 블록세일은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규매매 거래시간 이전 또는 이후의 시간외 거래나 장외거래로 이루어진다.



하이닉스 채권단이 15일 보유지분 6.67%(3928만주)를 블록세일로 매각했다.

15일 채권단에 따르면 이날 국내 증시 마감 직후 크레딧스위스와 노무라 등 매각 주간사들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입찰을 시작,이날 밤 매각을 끝냈다.

주당 매각가는 2만2800원부터 2만3500원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채권단은 “최초 입찰가격은 이날 종가인 2만3500원에서 3%의 할인율을 적용한 2만2800원으로 정했다●고 전했다.

채권단측은 국내를 비롯해 홍콩과 미국 유럽 투자자들이 주로 입찰에 참가했다며 하이닉스의 펀드멘탈에 대한 평가가 좋아 무리없이 지분매각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도 “사전 수요조사결과 하이닉스의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호의적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블록세일로 채권단의 하이닉스 지분은 28.0%에서 21.4%로 낮아졌으며 채권단은 하반기 중에도 추가로 5% 이내의 지분을 팔아 연말까지 보유 지분을 15~17%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이에 앞서 채권단은 지분 8%를 우선 처분해 상반기말까지 20%의 지분만 남기기로 했으나,정책금융공사는 하이닉스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지분을 보유하기로 결정,이번 블록세일에 불참했다.

하반기 블록세일까지 끝날 경우 1대 주주인 외환은행의 지분율은 6.4%에서 2.9%로 떨어진다.우리은행도 6.2%에서 3.3%로,신한은행도 4.7%에서 2.5%로 각각 하락하게 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