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자동차 등 대형주 위주의 쏠림현상이 강해지면서 7개 핵심 우량주가 증시를 이끄는 이른바 '7공주'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집중되는 일부 종목들만 반복해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7개 핵심 우량주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삼성전기 삼성SDI LG화학 현대차 기아차를 지칭한다.

코스피지수는 8일 7.18포인트(0.42%) 오른 1733.78로 거래를 마쳤다. 해외 증시 약세에 옵션만기일에 대한 부담감으로 초반 조정을 받는 듯 했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이 매수강도를 높이면서 상승 반전했다. 삼성전자는 모건스탠리 다이와 등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0.47% 오른 86만3000원에 마감,사흘 만에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장세의 특징은 작년 9월 1700선 돌파 주역이던 종목들이 재차 오름폭을 키우면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들 종목이 강세를 이어가는 한 주식형펀드 환매 속에서도 증시가 급격한 조정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이날 시가총액 20위권 종목 가운데 오름폭이 가장 컸던 삼성전기(5.53% 상승)는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돌파할 당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증시 강세를 주도했던 대표 종목 중 하나다. 당시 최고가 행렬에 이름을 올렸던 LG화학도 이날 0.58% 오른 25만8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이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삼성전기와 LG화학은 증시가 반등을 시작한 지난 2월9일 이후 두 달간 각각 36.1%와 23.6%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1.6%)을 2~3배 웃돌았다.

작년 9월 최고가로 치솟았던 하이닉스(29.7%)와 삼성SDI(21.1%)도 이번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오름세를 나타냈다. 현대차는 지난 5일 작년 고점을 넘어선 이후 숨고르기에 나선 모습이지만 기아차는 한 달 상승률만 30%에 육박하고 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수출 위주의 '외다리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외국인 매수세가 일부 종목들에 치우치면서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장세가 재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벤치마크를 따라잡기 위한 기관들도 외국인 따라하기에 나서고 있어 쏠림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중소형주의 수익률 '갭메우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전략이 나아 보인다는 조언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