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8일 중국을 방문,왕치산 부총리와 비공개로 만나 위안화 환율 문제를 논의했다.중국 금융시장에선 위안화 절상이 가시권에 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절상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이트너 장관은 8일 인도 순방을 마치고 베이징에 들러 왕 부총리와 회담을 가졌다.오는 12,13일 이틀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담에 참석키로 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버락 오바마대통령의 회동을 앞두고 위안화절상 문제등을 사전에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가이트너 장관과 왕 부총리의 만남은 위안화절상의 시기와 폭을 조절하기 위한 것이지 위안화절상 여부를 담판짓는 성격의 회담이 아니라는 게 금융가의 시각이다.광다증권 롄핑런연구원은 “후 주석이 핵안보정상회담에 참석하고 미국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미루기로 하면서 절상쪽으로 가닥이 잡힌 듯 보인다”며 “다만 점진적 절상을 원하는 중국과 절상폭이 크면 클 수록 좋다는 미국과의 세부적인 입장차가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국무원 발전연구센터 금융연구소의 바수쑹 부소장은 지난 6일 위안화의 하루 환율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으며 절상도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에선 위안화절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중국경제일보에 따르면 위안화가 5% 절상될 경우 수출기업들의 평균 원가상승률은 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중국 신화통신은 이와 관련 8일 중국경제는 올해 ‘전고후저(前高後低)’의 모습을 띨 것이라며 현재의 호황이 지속되지 않을 것임을 지적했다.위안화가치를 올리더라도 천천히 조금씩 올려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위안화 환율은 최근 절상불가피론이 불거지면서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중국인민은행은 8일 위안화환율을 달러당 6.8259위안으로 고시했다.이는 최근 10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