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돌로 만든 종이로 인쇄한 책이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다.

출판회사 김영사(대표 박은주)는 석회가루와 폴리에틸렌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만든 친환경 용지인 ‘미네랄 페이퍼’를 사용한 유아용 그림책 ‘똑똑북(사진)’을 다음달 15일 국내 최초로 출간한다고 6일 밝혔다.이 책은 똑똑북 전 80권 중 1권으로 책을 펼치면 전지크기의 그림으로 변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이른바 ‘돌종이’라고 불리는 미네랄 페이퍼는 대만의 화학업체 LM인터내셔널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것으로 현재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일부 팔리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회의장 공식문서의 종이로도 쓰이고 있다.국내에는 수입원인 유니에코를 통해 들어와 가공업체인 인쇄전문회사 한진피앤씨를 통해 지난 9일 판매가 시작됐다.

미네랄 페이퍼는 석회석에서 탄산칼슘을 추출해 폴리에틸렌과 8대 2비율로 혼합,미네랄 팰릿을 만든 뒤 이를 얇게 펴서 만든다.펄프를 사용하는 기존 종이와는 달리 원료를 얻기 위한 벌목이 필요없고 종이를 희게 만드는 표백제가 쓰이지 않아 친환경적이다.일반 종이 1t을 미네랄 페이퍼로 대체하면 나무 20그루와 물 95ℓ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사가 이번에 미네랄페이퍼를 쓴 책을 만든 까닭은 미네랄 페이퍼의 특별한 성질 때문이다.암석에서 추출한 원료의 특성상 물에 담가도 젖지 않을 정도로 습기에 강하다.또 일반종이를 오랜시간 보관했을 때 나타나는 종이의 끝이 말려들어가는 현상이 없는 것은 물론 화학약품에 의해 변질되지 않고 벌레가 먹지 않는 특성이 있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김영사 관계자는 “아이들이 책을 물거나 빨 때 이물질을 흡입할 가능성이 있는 코팅지가 쓰인 기존의 유아책과는 달리 아이들에게 무해한 것이 특징“이라며 “종이의 단가가 기존 코팅지보다 50%정도 비싸긴 하지만 국제 펄프시세에 영향을 받지 않는 등 장점이 많아 점진적으로 사용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