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기업 엠비성산이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유예 조치를 받고도 연일 주가하락이 계속되는 가운데 향후 엠비성산 사활에 주주들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상장위원회로부터 상장폐지 유예 개선기간을 부여받고 1년이 되는 시한이 오는 30일로 다가오면서 향후 상장폐지 심사 결과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게 되기 때문이다.

엠비성산은 향후 진로와 관련한 주주들의 불안감은 인정하면서도 최근 주가 움직임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회사의 재무건전성은 1년전보다 개선됐으며 회사를 극도로 압박하며 궁지로 몰았던 환율 등 외생 변수가 주는 리스크도 약해져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전선용 소재 제조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춘 엠비성산의 계속기업가치가 높아 상장폐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논리이다.

엠비성산은 8일 지난 1년간 혹독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통해 지난해 상장폐지 실질심사에서 제출한 재무구조 개선 약속을 모두 착실히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엠비성산 관계자는 "지난해 안산공장을 매각하고 당초 계획했던 증자계획도 100억원 목표를 넘어선 129억원 규모로 달성했다"며 "당시 제출한 계획과 별도로 5대1 감자도 추가로 단행했다"고 말했다.

엠비성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2010년 재무개선계획서 등도 확정해 상장위원회에 제출할 준비를 마쳤으며 이에 따른 실행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엠비성산은 외부감사 결과 매출채권 미회수분이 손실로 처리되면서 지난해 2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55억원으로 바뀌었다. 엠비성산 관계자는 "외부감사로 손실 처리됐다 해도 80억원에 달하는 매출채권 대부분 회수가 확실해 손실은 사실상 이익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해당 채무회사가 자산을 매각해 상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자본잠식도 조만간 벗어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엠비성산에 대해 상장폐지 유예 조치를 내린 것은 외부감사 결과 환율변동이 재무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했기 때문인데 이는 계속기업가치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계속기업으로 남을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는 게 관련업계 전반적인 반응이다. 최근 신한은행 등 채권금융기관협의회가 엠비성산에 대해 채무 상환을 유예하고 추가 구매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는 패스트트랙(fast-track)을 가결했다. 이는 금융권에서 계속기업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엠비성산은 구리를 주원재료로 사용하는 회사로서 국제 동가격(CU-LME)이 급상승해서 생기는 유동성 문제를 해소했다.

전선용 소재 및 차량용 전장품 제조업체인 엠비성산은 재생동을 제조해 전선업체에 공급하는 게 주된 업무분야인데 이 분야에서 국내에서는 독보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동스크랩(재생동)을 모아 동롯드(전선재료)를 만드는 용광로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전선용 소재 산업에서 엠비성산은 87년 전선 제조시장 진입 후 이 분야 성장과 함께 꾸준한 성장을 해왔고 LS전선과 대한전선과 함께 3사 경쟁체제를 형성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우광옥 엠비성산 대표는 "2008년 후반부터 밀려온 금융위기로 원달러 환율과 국제 동가격이 급등해 장사를 잘 하고도 손해를 봐야 했다"며 "환율은 물론 국제 동가격도 점차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어 엠비성산의 정상화는 기정된 사실"이라고 자신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