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학파라치'제도 도입에 이어 지난 2월엔 신고 포상금을 올리는 등 학원규제가 강해지고 있지만 서울 강남지역에선 지난 1분기(1~3월) 동안 평균 하루 1개가량의 학원이 새로 문을 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스타강사 혼자 개업하는 1인학원이 증가,학원 업계가 여전히 팽창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3개월간 527곳 개업

한국경제신문이 8일 서울시교육청 및 각 지역교육청에 행정정보 공개를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석 달 동안 서울에서 총 527곳의 학원이 생겨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폐원을 신고한 학원은 총 463곳으로 집계됐다. 폐원 수를 고려하면 64곳이 더 생겨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 · 서초 지역이 126곳으로 가장 많은 학원이 새로 개원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폐업의 경우 강동 · 송파 지역이 92곳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적으로 강남 · 서초 지역이 79곳으로 가장 많이 학원이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정부의 사교육 억제 정책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입시 · 어학 · 보습학원의 경우 327곳이 새로 개원해 전체 신규 학원의 6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문을 닫은 입시 · 어학 · 보습학원(238곳)을 감안하면 89곳이 또 늘어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신고 포상금제 시행으로 그동안 신고하지 않고 학원 사업을 했던 상당수가 양성화된 데다 신 학기 수요의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예체능 학원은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1~3월간 서울시 내 폐업을 신고한 예체능 학원은 모두 108곳으로 신규 설립(73곳)보다 35곳이 더 많았다. 학원컨설팅 전문업체인 에듀리더스 박정석 대표는 "이는 각 학교에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실시하는 예체능 관련 과목만으로도 충분해 따로 학원에 다닐 필요가 없다는 학부모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인강사 학원 증가 영향

강남 · 서초 지역은 지난 3개월간 매일 하루 한 곳 이상 새로운 학원이 문을 열고 있다. 또 전체 신규 학원(527곳)을 감안하면 5곳 중 1곳이 이 지역에서 개원한 셈이다. 박 대표는 "강남은 여전히 학원 창업에 있어 가장 매력적인 지역"이라며 "많은 학원들이 폐업하더라도 언제나 신규 진출하려는 대기자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강남 학원의 꺾이지 않는 증가세에는 최근 이 지역에서 증가하고 있는 '1인학원'의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대치동에 수학 학원을 낸 전 M종합학원 강사 김모씨가 대표적인 경우.김씨는 "종합학원에서 수년간 몸 담은 강사들의 경우 실력에 따라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새롭게 창업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며 "1인학원의 경우 임대료 외에 특별히 비용이 들지 않아 강의 실력만 가지고 안정적으로 학원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15곳이 늘어난 노원 · 도봉 지역의 경우 역시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며 성동 · 광진 지역과 서대문 · 마포 · 은평 지역의 경우 각각 왕십리뉴타운 및 은평 · 아현뉴타운 등이 지속적인 학원 창업 수요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대형 학원들이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는 프랜차이즈 사업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J학원 관계자는 "각종 사교육 억제 정책으로 인해 본원만 가지고는 힘들다는 위기 의식이 생겼다"며 "위기감 때문에 좀 더 공격적인 프랜차이즈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