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조사에 왜 유엔국까지 불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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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조사에 미국 영국 등 해외 국가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유엔 등 국제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는 분석 결과의 도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국의 조사 참여는 합동조사 지원을 유엔에 요청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방부가 유엔 회원국들을 상대로 접촉을 계속하면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유엔에 직접 조사 지원을 요청하는 게 아니라 기술과 전문가를 보유한 유엔 회원국에 개별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해난사고 분석 전문가팀 8명 파견
한국과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규명을 위한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키로 하고 전문가팀을 파견한다는 방침을 세운 미국은 관련 요원들을 선발 중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이날 "미국은 장성급을 단장으로 해군 안전센터 2명, 함정구조분야 5명 등 8명의 해난사고 정밀조사팀을 구성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관련 전문가를 선발 중이며 오늘 중 우리 측에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의 전문가들은 현역과 민간인, 예비역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안다"며 "어제 미국을 방문한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이 미군 수뇌부와 최종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와 함께 인양작업 지휘본부인 독도함을 방문한 샤프 사령관은 "미국 국방장관과 해군참모총장을 만난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해 달라"며 "미국 지원팀이 오면 인양작업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천안함이 굉음과 함께 두 동강 난 원인을 분석하는 시뮬레이션 작업에 참여하는 한편 해저에서 수거한 어뢰 또는 기뢰로 추정되는 파편 정밀 분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영국, 호주,스웨덴도 "조사 참여 하겠다"
영국과 호주,스웨덴이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민·군 합동조사단에 전문가들을 보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우리 정부에 전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국방부가 영국과 호주 스웨덴 등 정부에 무관을 보내 합동조사 참여 의사를 타진한 결과 '조사에 참여 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영국과 호주의 조사 전문인력들은 천안함이 폭발음과 함께 두 동강 난 원인을 분석하는 시뮬레이션 작업과 파편 정밀 분석 작업 등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합동조사가 모두 끝난 뒤 그 결과를 유엔의 관련 기구나 해상사고 관련 기술 수준이 높은 선진국에 검증을 의뢰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외국 전문가팀 참여 배경은
천안함 침몰 사고원인 조사에 외국 전문가팀들의 잇따른 참여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침몰 원인을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사고 조사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 취지라는 게 청와대 등의 설명이나 일각에서는 북한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에서 가진 대한노인회 회장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유엔에도 부탁해 아주 객관적으로 조사해서 결과가 나오면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참모는 "국방부 등에서 유엔을 통해 전문가를 보내줄 것을 이미 요청한 것으로 안다"면서 "국제기구를 통해 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군(軍) 당국이 지난 5일 이상의 합참의장과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급 협조회의를 열어 미국의 폭약 및 해난사고 분석 전문가 지원을 요청키로 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여겨진다.
침몰사고 이후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은폐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전문가를 참여시킴으로써 군의 불신감을 해소하고 국제사회에서도 조사 결과를 인정받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철저하고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엔 역할론’에 대해 사고원인 조사 결과 북한 개입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는 다소 때 이른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유엔군사령관에 의해 설정된 개념이라는 특수성이 있는데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 사고 조사 과정에서부터 유엔과의 공조를 전략적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최근 보수진영 등에서 이번 침몰사고와 관련해 ‘북한 개입설'에 대한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다 사고 초기만 해도 "북한 개입을 추정할 근거가 없다"고 했던 미국도 "(사고 원인을) 추측하지 않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현재까지 북한과 관련된 확실한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북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할 경우 이는 사실상 `무력도발'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국내적으로는 물론 국제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핵심참모는 "유엔 전문가를 공동 원인조사에 참여시키는 것은 유엔 차원의 제재 가능성과는 전혀 별개의 차원"이라면서 "지금 유엔의 대북 제재를 논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
외국의 조사 참여는 합동조사 지원을 유엔에 요청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방부가 유엔 회원국들을 상대로 접촉을 계속하면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유엔에 직접 조사 지원을 요청하는 게 아니라 기술과 전문가를 보유한 유엔 회원국에 개별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해난사고 분석 전문가팀 8명 파견
한국과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규명을 위한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키로 하고 전문가팀을 파견한다는 방침을 세운 미국은 관련 요원들을 선발 중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이날 "미국은 장성급을 단장으로 해군 안전센터 2명, 함정구조분야 5명 등 8명의 해난사고 정밀조사팀을 구성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관련 전문가를 선발 중이며 오늘 중 우리 측에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의 전문가들은 현역과 민간인, 예비역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안다"며 "어제 미국을 방문한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이 미군 수뇌부와 최종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와 함께 인양작업 지휘본부인 독도함을 방문한 샤프 사령관은 "미국 국방장관과 해군참모총장을 만난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해 달라"며 "미국 지원팀이 오면 인양작업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천안함이 굉음과 함께 두 동강 난 원인을 분석하는 시뮬레이션 작업에 참여하는 한편 해저에서 수거한 어뢰 또는 기뢰로 추정되는 파편 정밀 분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영국, 호주,스웨덴도 "조사 참여 하겠다"
영국과 호주,스웨덴이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민·군 합동조사단에 전문가들을 보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우리 정부에 전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국방부가 영국과 호주 스웨덴 등 정부에 무관을 보내 합동조사 참여 의사를 타진한 결과 '조사에 참여 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영국과 호주의 조사 전문인력들은 천안함이 폭발음과 함께 두 동강 난 원인을 분석하는 시뮬레이션 작업과 파편 정밀 분석 작업 등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합동조사가 모두 끝난 뒤 그 결과를 유엔의 관련 기구나 해상사고 관련 기술 수준이 높은 선진국에 검증을 의뢰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외국 전문가팀 참여 배경은
천안함 침몰 사고원인 조사에 외국 전문가팀들의 잇따른 참여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침몰 원인을 놓고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사고 조사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 취지라는 게 청와대 등의 설명이나 일각에서는 북한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에서 가진 대한노인회 회장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유엔에도 부탁해 아주 객관적으로 조사해서 결과가 나오면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참모는 "국방부 등에서 유엔을 통해 전문가를 보내줄 것을 이미 요청한 것으로 안다"면서 "국제기구를 통해 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군(軍) 당국이 지난 5일 이상의 합참의장과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급 협조회의를 열어 미국의 폭약 및 해난사고 분석 전문가 지원을 요청키로 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여겨진다.
침몰사고 이후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은폐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전문가를 참여시킴으로써 군의 불신감을 해소하고 국제사회에서도 조사 결과를 인정받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철저하고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엔 역할론’에 대해 사고원인 조사 결과 북한 개입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를 대비한 것이라는 다소 때 이른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유엔군사령관에 의해 설정된 개념이라는 특수성이 있는데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 사고 조사 과정에서부터 유엔과의 공조를 전략적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최근 보수진영 등에서 이번 침몰사고와 관련해 ‘북한 개입설'에 대한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다 사고 초기만 해도 "북한 개입을 추정할 근거가 없다"고 했던 미국도 "(사고 원인을) 추측하지 않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현재까지 북한과 관련된 확실한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북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할 경우 이는 사실상 `무력도발'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국내적으로는 물론 국제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핵심참모는 "유엔 전문가를 공동 원인조사에 참여시키는 것은 유엔 차원의 제재 가능성과는 전혀 별개의 차원"이라면서 "지금 유엔의 대북 제재를 논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