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류상품' 3D기술 中에 빼돌리다니

검찰, 제조사 연구소장 등 3명 기소

영화 '아바타'처럼 화면을 입체감있게 만드는 3D 디스플레이 제조기술 일부를 중국 업체로 빼돌린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중희)는 6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D 화면 제조업체인 M사의 연구소장 서모씨(45)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동종업체인 K사 대표 곽모씨(36)와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D사 한국 지사장 박모씨(53)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D사 대표 임모씨(53)는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서씨와 곽씨는 지난해 12월 M사의 3D 화면 제조기술이 담긴 파일을 USB에 저장해 빼낸 후 이 가운데 일부를 CD에 복사해 지난 2월 D사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서씨와 곽씨는 D사와 함께 3D 화면을 만드는 자회사를 중국에 신설키로 하고,기술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계약금 8억원과 연봉 1억원,자회사 지분의 20%를 받기로 약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표적이 된 기술은 특수안경 등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도 화면에 입체감을 구현하는 기술로 지식경제부가 2008년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해 지원해 왔으며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휴대폰의 키패드 등에 사용되고 있다. 서씨 등은 기술 전체를 유출하지 않은 데다 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기 전에 적발돼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그러나 전체 기술이 유출돼 생산에 들어갔을 경우 연구개발 비용 100억여원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의 중국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국가 경제 손실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국가적 핵심기술을 유출하고도 별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