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출시된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에 대해 LG전자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국내 업체들이 '긴장'속에서 대응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태블릿PC 전략에 대해선 국내 업체들의 대응 전략은 현재로선 엇갈리는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태블릿PC 출시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와달리 LG전자와 삼보컴퓨터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태블릿PC 출시에 대해 방침을 정한 바가 없다"면서 "아이패드가 출시되면 이후 시장의 상황을 보고 성공여부를 판단한 뒤 계획을 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달 15일(현지시간) 호주의 IT전문지 'APC'는 삼성전자가 '슬레이트PC(태블릿PC의미)'를 하반기에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APC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기술포럼에 참석한 삼성전자의 필립 뉴턴 호주 IT부문 대표가 자사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아이패드에 대항할 '슬레이트 PC'를 올해 하반기에 출시할 것이다.이는 기존 태블릿 PC에 비해 훨씬 빠르고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도 스페인에서 열린 MWC(모바일월드콩그래스)2010에서 "애플 아이패드는 PC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삼성전자도 태블릿PC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측은 이와 관련, "'대응하겠다'는 말은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라 시장을 보고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설명"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태블릿PC를 연내에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정확한 콘셉트나 방향을 정한 것은 아니고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논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안승권 LG전자 사장은 올 초 "태블릿PC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영향력 있는 글로벌 미디어 업체들과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보컴퓨터도 한글과컴퓨터와 손잡고 다양한 콘텐츠를 담은 새로운 개념의 태블릿PC를 상반기 중 내놓겠다고 지난 달 1일 밝혔다. 삼보컴퓨터가 발표할 TG태블릿PC(프로젝트명)은 ARM 프로세서를 탑재하며 7인치와 10인치 두 가지 모델로 나올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아이폰에 밀려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뺏긴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태블릿PC 시장에서도 또 다시 아이패드에 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패드가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후속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것은 뒤늦은 대응"이라면서 "아이패드에 맞서기 위해서는 확실한 차별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