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의 트렌드 따라잡기] 출장 '짐싸기' 이정도면 나도 센스있는 '젯셋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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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길 킹카 되는법
▶가방고르기 : 보스턴백보단 트렁크가 유용
▶챙겨야 할 아이템 : 감청색 수트ㆍ화이트 셔츠 필수
▶가방 싸는 법 : 무거운 물품 아래쪽에 먼저 수납
▶가방고르기 : 보스턴백보단 트렁크가 유용
▶챙겨야 할 아이템 : 감청색 수트ㆍ화이트 셔츠 필수
▶가방 싸는 법 : 무거운 물품 아래쪽에 먼저 수납
몇 년 전 밀라노 컬렉션을 참관하기 위해 말펜사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소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실제 모델인 안나 윈투어를 본 적이 있다. 세계 패션계를 쥐락펴락하는 '보그' 편집장답게 그녀는 실제로 '프라다'를 입었는지는 모르지만 장시간 비행기를 탄 사람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게 치장했다. 건장한 남성 직원에게 성인 키 높이의 캐비닛 스타일 트렁크를 두개씩이나 맡긴 채 출국장을 빠져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해외 출장이 낯설지 않은 요즘,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출장 짐싸기' 실력도 늘게 마련이다. 하지만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짐을 쌀 때마다 허둥대거나 필수 아이템을 빠뜨려 실패를 반복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비행기를 탈 때 상당한 초과 비용을 지불하면서 '움직이는 옷장'을 갖고 다니는 윈투어가 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팁'만 기억한다면 그녀 못지 않은 패셔너블한 '젯셋족'(Jetset족 · 비행기와 크루즈로 여유있게 여행다니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가방 정하기
일부 패션지에서는 출장지가 가깝다면 바퀴가 달린 트렁크보다 보스턴백(직사각형 바닥에 위는 둥그스름하며 가운데가 불룩하게 나온 여행용 손가방)을 드는 게 멋지게 보인다고 추천하곤 한다. 하지만 짐이 가득 담긴 보스턴백이 얼마나 무거운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의 잘못된 주장이다. 수납칸의 구분이 없는 보스턴백은 출장 가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트렁크를 고를 때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내구성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항공사에서 짐을 얼마나 험하게 다루는지 본 적이 있다면 소프트 케이스보다 하드 케이스 트렁크를 선호할 것이다. 디자인을 중시해 패브릭 소재의 소프트 케이스를 구입한다면 파이핑(piping · 테이프나 코드를 사용해 천 끝을 파이프 모양으로 싸는 것) 처리가 튼튼하게 돼 가방 형태를 강하게 유지하는 걸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챙겨야 할 아이템
네이비(감청색) 수트와 화이트 셔츠,여벌의 블루 셔츠 및 브라운색 슈즈는 출장 가방을 쌀 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품목이다. 장기 출장이어서 한 벌의 수트가 더 필요하다면 그레이 수트나 세로 스트라이프 수트를 택하는 게 좋다. 수트는 전용 보관함에 넣어 다니는 게 가장 좋지만 트렁크에 넣어야 한다면 거꾸로 뒤집어 소매끼리 한데 묶어서 빼야 구김이나 훼손,오염 등을 확실하게 방지할 수 있다.
구두는 슈트리(구두 형태가 유지되도록 안에 넣는 골조)까지 챙기면 금상첨화지만,그게 어렵다면 최소한 신문지 뭉치를 안쪽에 넣고 더스트백(신발주머니)에 보관한다. 슈트리는 란스미어 같은 고가 제품이나 무인 양품과 같은 저렴한 상품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다.
또 피케 셔츠나 산뜻한 느낌의 깅엄 체크 셔츠,청바지,잠옷으로도 활용 가능한 반바지,눈을 보호하는 선글라스,휴대용 우산 등도 꼭 챙겨야 할 품목이다. 비즈니스 호텔은 로션과 스킨을 구비하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에 간단한 여행용 키트도 챙기는 게 좋다. 변덕스러운 날씨가 많은 서유럽이나 뉴욕 출장을 갈 때는 방수가 되는 트렌치 코트나 후드 점퍼도 필요하다.
이왕이면 여행용 시계 보관함이나 커프스 링크,반지,손수건 보관함도 챙겨 보자.한 번 구입하면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뛰어난 센스를 은연중 자랑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평상시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는 컬러풀한 양말이나 보타이(나비 넥타이)는 출장과 해외라는 분위기에서는 충분히 욕심을 내볼 만한 패션 품목이다.
특히 보타이는 업무가 끝난 후 나이트 라이프를 즐길 때,청바지와 셔츠,카디건 등 캐주얼한 조합에 첨가해 전체적으로 확 달라진 느낌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이다.
비행기 안은 입이 텁텁할 때마다 양치할 수 없는 환경이다. 대부분의 항공사에서는 껌을 서빙하지 않기 때문에 기분 전환을 위해 껌도 준비하면 유용하다.
◆가방을 잘 싸는 노하우
잘 구겨지는 셔츠나 리넨 제품은 두꺼운 종이를 대 편편하게 주름을 펴 놓은 상태로 접는다. 트렁크를 쌀 땐 흔히 차곡차곡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한두 번 정도 접은 옷을 그대로 포개 넣는 편이 훨씬 많은 양을 수납할 수 있다. 제사상을 차릴 때 '홍동백서 · 어동육서'의 원칙을 따르는 것처럼 트렁크를 쌀 때는 '중하경상(重下經上) · 강외유내(强外柔內)'라는 공식을 외우고 있으면 편하다. 무거운 것은 아래쪽,가벼운 것은 위쪽,구두처럼 딱딱한 것은 바깥쪽,부드럽거나 깨지기 쉬운 것은 안쪽에 넣는다.
MP3플레이어나 디지털 카메라,여권과 지갑 등 귀중품까지 트렁크에 넣으면 분실할 위험이 있다. 작은 휴대용 가방을 준비해 직접 가지고 다니는 게 바람직하다.
/월간 '데이즈드 & 컨퓨즈드' 패션팀장kimhyeontae@gmail.com
사진=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글로벌 시대를 맞아 해외 출장이 낯설지 않은 요즘,횟수가 늘어나는 만큼 '출장 짐싸기' 실력도 늘게 마련이다. 하지만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짐을 쌀 때마다 허둥대거나 필수 아이템을 빠뜨려 실패를 반복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비행기를 탈 때 상당한 초과 비용을 지불하면서 '움직이는 옷장'을 갖고 다니는 윈투어가 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팁'만 기억한다면 그녀 못지 않은 패셔너블한 '젯셋족'(Jetset족 · 비행기와 크루즈로 여유있게 여행다니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가방 정하기
일부 패션지에서는 출장지가 가깝다면 바퀴가 달린 트렁크보다 보스턴백(직사각형 바닥에 위는 둥그스름하며 가운데가 불룩하게 나온 여행용 손가방)을 드는 게 멋지게 보인다고 추천하곤 한다. 하지만 짐이 가득 담긴 보스턴백이 얼마나 무거운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의 잘못된 주장이다. 수납칸의 구분이 없는 보스턴백은 출장 가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트렁크를 고를 때는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내구성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항공사에서 짐을 얼마나 험하게 다루는지 본 적이 있다면 소프트 케이스보다 하드 케이스 트렁크를 선호할 것이다. 디자인을 중시해 패브릭 소재의 소프트 케이스를 구입한다면 파이핑(piping · 테이프나 코드를 사용해 천 끝을 파이프 모양으로 싸는 것) 처리가 튼튼하게 돼 가방 형태를 강하게 유지하는 걸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챙겨야 할 아이템
네이비(감청색) 수트와 화이트 셔츠,여벌의 블루 셔츠 및 브라운색 슈즈는 출장 가방을 쌀 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품목이다. 장기 출장이어서 한 벌의 수트가 더 필요하다면 그레이 수트나 세로 스트라이프 수트를 택하는 게 좋다. 수트는 전용 보관함에 넣어 다니는 게 가장 좋지만 트렁크에 넣어야 한다면 거꾸로 뒤집어 소매끼리 한데 묶어서 빼야 구김이나 훼손,오염 등을 확실하게 방지할 수 있다.
구두는 슈트리(구두 형태가 유지되도록 안에 넣는 골조)까지 챙기면 금상첨화지만,그게 어렵다면 최소한 신문지 뭉치를 안쪽에 넣고 더스트백(신발주머니)에 보관한다. 슈트리는 란스미어 같은 고가 제품이나 무인 양품과 같은 저렴한 상품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다.
또 피케 셔츠나 산뜻한 느낌의 깅엄 체크 셔츠,청바지,잠옷으로도 활용 가능한 반바지,눈을 보호하는 선글라스,휴대용 우산 등도 꼭 챙겨야 할 품목이다. 비즈니스 호텔은 로션과 스킨을 구비하지 않은 곳이 많기 때문에 간단한 여행용 키트도 챙기는 게 좋다. 변덕스러운 날씨가 많은 서유럽이나 뉴욕 출장을 갈 때는 방수가 되는 트렌치 코트나 후드 점퍼도 필요하다.
이왕이면 여행용 시계 보관함이나 커프스 링크,반지,손수건 보관함도 챙겨 보자.한 번 구입하면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뛰어난 센스를 은연중 자랑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평상시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는 컬러풀한 양말이나 보타이(나비 넥타이)는 출장과 해외라는 분위기에서는 충분히 욕심을 내볼 만한 패션 품목이다.
특히 보타이는 업무가 끝난 후 나이트 라이프를 즐길 때,청바지와 셔츠,카디건 등 캐주얼한 조합에 첨가해 전체적으로 확 달라진 느낌을 낼 수 있는 아이템이다.
비행기 안은 입이 텁텁할 때마다 양치할 수 없는 환경이다. 대부분의 항공사에서는 껌을 서빙하지 않기 때문에 기분 전환을 위해 껌도 준비하면 유용하다.
◆가방을 잘 싸는 노하우
잘 구겨지는 셔츠나 리넨 제품은 두꺼운 종이를 대 편편하게 주름을 펴 놓은 상태로 접는다. 트렁크를 쌀 땐 흔히 차곡차곡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한두 번 정도 접은 옷을 그대로 포개 넣는 편이 훨씬 많은 양을 수납할 수 있다. 제사상을 차릴 때 '홍동백서 · 어동육서'의 원칙을 따르는 것처럼 트렁크를 쌀 때는 '중하경상(重下經上) · 강외유내(强外柔內)'라는 공식을 외우고 있으면 편하다. 무거운 것은 아래쪽,가벼운 것은 위쪽,구두처럼 딱딱한 것은 바깥쪽,부드럽거나 깨지기 쉬운 것은 안쪽에 넣는다.
MP3플레이어나 디지털 카메라,여권과 지갑 등 귀중품까지 트렁크에 넣으면 분실할 위험이 있다. 작은 휴대용 가방을 준비해 직접 가지고 다니는 게 바람직하다.
/월간 '데이즈드 & 컨퓨즈드' 패션팀장kimhyeontae@gmail.com
사진=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