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중 최초..독도함.광양함서 구조병력 독려
"선미 46명 구조가 급선무..최전방 전투병사로 대우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건 현장인 백령도를 전격 방문했다.

백령도는 인근에 북한의 지대함 유도탄과 해안포가 집중배치돼 있는 접경지역으로, 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중 최초로 이곳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전용헬기 편으로 청와대를 출발, 1시간 20분 비행 끝에 사건 현장에 출동해 있는 독도함에 내려 해군 관계자들로부터 현황을 보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어 고무보트를 이용해 독도함에서 2.7Km 거리에 있는 광양함에 도착, 구조상황을 지켜보고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다시 고무보트 편으로 독도함에 돌아왔다가 헬기 편으로 백령도에 있는 해병 6여단에 도착해 관련 보고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독도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미에 46명 대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먼저 구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시급하게 그 일을 해야 하니 미군측과 협의해서 사람 생명을 구하는데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최전방 분단지역 NNL(서해북방한계선), 가장 위험한 지역에 근무하는, 전시체제에서 전쟁에 참여하는 병사와 똑같다고 생각한다.

최일선에서 조국을 위해 싸우다 이 일을 당했다고 생각한다"며 "최전방 위험지역에서 국가를 위해 전투하다 희생된 병사와 같이 인정하고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백령도는 북한 장산곶에서 13.1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이 대통령의 모든 행동들이 북한에 관측될 수 있고 그만큼 상당한 위험에 노출된 지역"이라며 "그래서 지금까지 백령도를 방문한 대통령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백령도 방문이 깜짝 방문으로 해석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오늘 방문은 이 대통령 인식의 위중함, 여전히 실종상태에 있는 병사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에서는 침몰 사건 직후부터 이 대통령의 현장 방문에 대한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접경지역이란 현장의 민감성과 위험성을 들어 만류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으나 이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확인하고 독려하겠다는 생각으로 방문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백령도 방문에는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김병기 국방비서관 등이 수행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