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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공기업 CEO의 가벼운 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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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의 숙원사업과 민생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강원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앙과 소통할 수 있는 '파워메신저'가 있어야 한다. "(3월11일,강원도지사 출마의 변)

    "강원랜드 사장직을 계속 맡아 지역발전을 위해 일해 달라는 바람과 진심 어린 요청에 대해 심사숙고한 끝에 현재 맡고 있는 직분을 통해 지역사회와 더불어 강원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로 결심했다. "(3월26일,강원도지사 후보 사퇴의 변)

    최영 강원랜드 사장의 '갈지(之)자' 행보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최 사장이 강원랜드 사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정계에 진출하려던 것도 논란거리지만 출마 선언을 한 지 보름 만에 자기 말을 뒤집은 것은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공기업 CEO(최고경영자)로서 너무 가벼운 처신 아니냐는 것이다.

    최 사장의 속뜻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강원도의 발전을 위해 처음엔 자신이 적임자로 생각했다가 나중에 더 나은 후보가 있음을 알고 용퇴했을 수도 있다. 이유야 어쨌든 최 사장의 모습은 보기에 썩 좋지 않다.

    강원랜드가 어떤 기업인가. 강원도 폐광지역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막대한 돈을 들여 세운 회사다. 그리고 증시에 상장돼 있는 몇 안 되는 공기업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경영을 통해 주주를 만족시켜야 하는 동시에 지역주민 등 공공의 이익도 살펴야 한다. 그런 만큼 CEO의 역할이 결코 가볍지 않다. 자신이 원한다고 언제든 정치권으로 진출했다가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돌아올 수 있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 이는 어느 공기업 CEO든 마찬가지다.

    최 사장은 강원랜드 CEO 선임 시절부터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서울시 산하의 SH공사를 그만두고 업무연관성이 떨어지는 강원랜드 CEO로 갈아타자 '강원지사 출마를 위한 준비'라는 소문이 나돌았던 것.강원도지사 출마 선언을 할 때도 최 사장은 "서울시에서 MB의 핫 라인이었다"며 이명박 대통령과의 개인적 관계를 부각시켰다.

    결국 강원랜드만 볼썽사납게 됐다. 당초 지난 25일 주주총회에서 최 사장의 대표이사직 사임을 처리하려던 강원랜드는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공기업 CEO 자리를 정계 진출을 위한 코스쯤으로 생각한다면 국민들과 주주들을 무슨 낯으로 볼 수 있을까.

    주용석 경제부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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