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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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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요즘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생활습관 덕분에 최근에는 체중이 2㎏이나 줄었고 이로 인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서 "건강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나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소식다동(少食多動)을 해야 건강해진다"고 권하고 다닌다.

    의사들끼리 빈번하게 하는 말이 있다. "의사의 말은 꼭 실천하되,의사의 행동은 따라하지 말라"는 것이다. 환자들에게 금연,절주,운동,스트레스 해소 등 많은 처방을 권하지만 정작 비슷한 처지인데도 이를 행동에 옮기는 의사들은 얼마나 될까.

    과거의 필자도 이런 의사들 중 하나였음을 고백한다. 바쁜 업무 탓에 운동을 게을리 하였으며 심장 수술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담배를 태우기도 했다. 흉부외과 의사로서,병원을 책임지는 병원장으로서 받는 스트레스는 대단했다. 하루 이틀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러던 1987년 1월,어느 추운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뇌졸중이 찾아왔다. 평소 건강관리에 소홀했던 탓이었다. 몸 오른쪽에 마비가 왔고 글씨를 쓰거나 밥을 먹거나 하는 모든 기본적인 일들이 어려워졌다.

    그 충격은 실로 대단했다. 손으로 사람을 살리는 내가,이젠 수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온 몸을 사로잡았다. 그제서야 '평소 왜 건강관리에 소홀했나'라는 뒤늦은 후회를 했다. 실의에 빠져 우울해 하던 중,우연히 TV에서 한 발로 스키를 타는 외국인을 보고 운동을 시작했다. 또한 재활치료를 위해 스키를 배웠고 식생활 개선에 나서는 등 '소식다동'을 실천해왔다.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수개월 후,후유증 하나 없이 무엇이든 정상인과 같이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이렇게 고친 생활습관을 지금껏 지속하고 있다. 아둔하게도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친 격이지만 귀중한 경험으로 인해 감기 한번 걸리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또한 해마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다 보니,자칫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협심증을 아주 초기에 발견해낼 수 있었고 간단한 치료로 이를 극복했다.

    만약,필자가 뇌졸중을 앓지 않았으면 어떻게 생활습관을 바꿀 수 있었겠으며 철두철미하게 건강관리를 할 수 있었을까?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일흔이 넘었지만 여전히 건강하다는 말을 들으며 살고 있다.

    흔히 아둔한 짓거리를 빗대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비유한다. 하지만 소를 잃지 않고는 외양간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기 어렵다. 현명한 사람은 튼튼한 외양간을 짓는 사람이지만 소를 잃는 경험도 깨달음과 더욱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필요할 때가 있다. 진정으로 아둔한 사람은 소를 잃었는데도 허술한 외양간을 고치지 않은 사람임을 기억하자.

    박영관 세종병원 회장 sjhosp@sejong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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