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스타일을 기억한다. '

스포츠 브랜드 '푸마'가 1960년대 이후 인기 운동화의 리바이벌 시리즈인 '아카이브 컬렉션'을 출시하면서 내세운 광고 카피다. 올봄에는 '빈티지 스니커즈'를 강화한다는 전략 아래 1980년대 히트 러닝화 'TX-3'를 최근 새롭게 내놨다. 첨단 소재로 기능을 업그레이드했지만 1980년대 복고패션을 떠올릴 수 있도록 디자인은 그대로다. 최지연 푸마코리아 마케팅 담당은 "주로 10대 소비자에겐 기능보다 과거 유명했던 스포츠 스타가 신었다는 스토리가 구입 기준이 된다"며 "이를 겨냥해 올해 1960~70년대 히트쳤던 제품들을 대거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패션 브랜드 사이에 전통과 향수가 느껴지는 '빈티지 컬렉션'이 부상하고 있다. 디자인 모방이 쉬운 패션업계에선 브랜드의 고유 스토리가 남다른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데님 브랜드 '리바이스'도 150년 전통의 오리지널 청바지임을 강조하는 '모던 빈티지 컬렉션'을 주력상품으로 매장에 진열하고 있다. 이 제품엔 1870년대 단추와 1940년대 포켓 등 리바이스의 고유 디자인을 담았다. 윤은지 리바이스코리아 마케팅팀 담당은 "150년이란 긴 역사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리바이스만의 강점"이라며 "지난해 선보인 '빈티지 클로징 라인'의 반응이 좋아 올해 초부터 라인업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들도 빈티지 제품을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구찌'가 올초 크리스티 경매와 함께 공인 온라인 감정 · 평가 사이트 '구찌 컬렉터:크리스티스'를 열었다. 구찌닷컴(www.Gucci.com)과 크리스티닷컴(www.Christies.com)에 소장하고 있는 구찌 빈티지 제품의 사진을 올려 경매 감정가를 요청하면 2~4주 안에 결과를 알 수 있다. 구찌 관계자는 "럭셔리 브랜드 최초의 시도"라며 "브랜드 역사와 장인 정신을 부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