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현지시간으로 16일 금리 결정을 합니다.제로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만 발표문 문구에 미세한 변화를 줄 지 관심입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RB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6일 하루 회의를 연 뒤 오후에 회의 결과를 내놓습니다.0∼0.25%인 현행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벤 버냉키 FRB 의장은 지난달 의회 증언에서 취약한 민간 수요와 고용시장의 더딘 회복을 감안해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대목은 FOMC가 제로금리를 유지하돼 그 기간을 얼마로 할 지입니다.버냉키 의장은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하지만 FOMC 내에서는 “상당 기간”이라는 문구를 없애거나 다른 표현으로 바꿔 시장에 금리인상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다는 매파도 있습니다.같은 주장을 하는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매파들은 ‘상당 기간’이라는 표현이 경제상황의 호전과 관계없이 일정한 기간 뒤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기대를 심어줄 수 있어 자칫 FRB가 선제적인 인플레 대응시점을 놓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의 경우 지난 9일 한 강연에서 ‘상당 기간’ 대신 ‘당분간’으로 표현을 바꿔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FOMC가 이르면 오는 4월이나 6월 회의에서 문구에 변화를 줄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일부는 여름이나 이른 가을쯤으로 예상합니다.FOMC는 과거에 표현을 바꾸고 6개월 후 금리 인상 조치를 취한 적 있습니다.2003년 8월 FOMC는 1%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한다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그러다가 2004년 1월 표현에 미세한 조정을 준 뒤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OMC의 발표문 표현이 ‘상당 기간’에서 ‘당분간’으로 바뀌면 금리인상 시점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습니다.‘상당히 조화로운 상황을 지속한다’고 표현한다면 금리가 오를 수 있지만 인상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FOMC가 비록 ‘상당 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한다고 재확인하더라도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은행들의 초과지급준비금 금리를 현행 0.25%에서 인상하겠다고 암시하거나 발표할 지도 주목됩니다.초과지준금 금리를 인상하면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과잉자금을 흡수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기준금리 인상보다 시장에 충격을 덜 주는 전략입니다.

FOMC는 또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진행해 온 1조25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증권 매입 계획을 이달말 종료한다고 예고해 왔습니다.이 조치를 연장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이나 연장할 경우에는 상당한 호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시장에서는 이 조치가 종료된 이후 모기지 금리가 어떻게 변동할 지 상당히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