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비스중인 콘텐츠 오픈마켓에 다수의 음란물이 유통되고 있지만 국내 법제도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번 문제는 아이폰의 유튜브 동영상 업로드 문제와 안드로이드 마켓의 게임 심의 문제 등과 함께 국내 IT 규제의 맹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앱스토어에서 '섹스'와 '누드' 등을 검색하면 남녀 성행위 체위를 담은 어플리케이션이나 섹스 관련 게임들을 무더기로 찾을 수 있다.

이밖에 일부 고스톱 등 게임은 국내 심의도 받지 않은 채 애플사의 기준에 따라 12세, 17세 이상 이용가 등급으로 분류돼 서비스되고 있다.

이들 어플리케이션과 게임 등에 부여된 등급마저 이용자 안내를 위한 목적에 그칠 뿐으로, 실제 구입과 다운로드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청소년과 아동 등이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음란성이나 사행성이 강한 콘텐츠에 노출되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누구나 조금만 찾아보면 '섹시 걸즈'와 '러브 포지션' 등 유사한 음란성 콘텐츠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역시 등급은 표시일 뿐 실제 구매와 다운로드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으며, 일부 콘텐츠는 등급 표시마저 돼 있지 않다.

안드로이드 마켓이 유해콘텐츠 신고 기능을 지원하지만, 이 역시 사후 조치에 그칠 뿐 일단 이용자가 다운로드 받는 데는 문제가 없다.

이처럼 유해성 콘텐츠가 아무런 기준 및 제재 없이 유통되고 있지만 국내 기관은 별다른 대책을 못 세우고 있다.

사후 관리를 맡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는 세계적으로 실시간 업데이트 되는 모든 콘텐츠를 일일이 모니터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서비스 특성상 실시간 모니터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애플이나 구글 등 사업자와 꾸준히 협의를 진행중이다"고 말했다.

방통심의위는 이동통신사 등과 협조해 사후 관리 시스템을 확충해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이 조만간 청소년과 아동에 대해 앱스토어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KT도 방통심의위와 관련 협의를 진행중이다.

업계는 방통심의위의 사후 관리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면 업체별로 공통된 기준을 만들어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현재처럼 개별 업체마다 다른 정책을 적용하는 식으로는 이용자 보호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업체별로 불공평 시비도 생길 수 있다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앱스토어 서비스 특성상 현재와 같은 사후 관리 시스템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명백하다"며 "자율 규제 시스템 확립을 위해 정부가 조속히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