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을 중심으로 한 '한전 패밀리' 3사가 동반 강세를 보이며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올초 한국형 원전 수출에 대한 기대로 급등한 뒤 한달 가까이 조정을 받았지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성이 부각되며 반등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전력은 9일 2.12% 오른 3만8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흘째 강세를 이어갔다. 지난 1월 4만2250원을 고점으로 이달 초 3만6000원대까지 밀려났던 이 회사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재개되며 다시 상승 탄력을 키우고 있다.

한국전력의 부진과 함께 약세를 면치 못했던 한전기술한전KPS도 연일 급등하며 전고점에 다가서고 있다. 한전기술은 이날 거래량이 한달여 만에 100만주를 넘어서며 8만5800원으로 4.63% 상승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 1월20일 8만9300원 이후 최고가다. 한전KPS는 전고점인 5만5800원까지 올랐다가 막판에 상승폭이 줄어 3.21% 뛴 5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경우 원전 수출에 대한 기대로 단기급등하긴 했지만 정책수혜에 따른 성장성을 감안하면 여전히 저평가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단기악재로 작용했던 연료비 연동제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서 투자심리가 다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기가 늦춰지긴 했지만 연동제 도입 등으로 전력요금을 정상화시킬 수 있게 되는 등 기업가치가 높아질 여지가 많다는 점이 부각되며 기관 등 장기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전기술과 한전KPS에 대해서도 "테마주로 엮이며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점은 아쉽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커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 종목은 성장성과 함께 안정성도 갖춘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정유석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발전소를 짓고 정비하는 사업은 성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긴 하지만 이익을 꾸준히 창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처럼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시기엔 실적 전망의 안정성이 뛰어난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 연구원은 "국내 발전용량 확대와 임금 동결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 등을 감안할 때 한전KPS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3.5%포인트 오른 17.2%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 변동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은 "세계원자력정상회의가 국내에서 개최된다는 소식이 이날 강세의 배경이 되는 등 여전히 단기 변수에 따른 주가 출렁임이 크다"며 "단기 차익을 노리고 섣불리 매매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