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확대 효과…액면분할 후 주가 강세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주식 유동성을 조절하기 위해 주식 분할이나 병합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유통주식 물량을 늘리는 주식분할 결정은 호재로 받아들여지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 강세를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6일까지 주식분할을 결정한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 11곳, 코스닥시장 3곳 등 모두 14개사이며, 주식병합을 결정한 곳은 코스닥 3개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주식분할과 병합을 결정한 상장사가 각각 4개사, 1개사였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특히 유가증권시장의 주식분할 기업이 급증한 것이 눈에 띈다.

주식분할 기업 주가는 일단 싸 보이는 '착시효과'와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르는 사례가 많다.

제일기획은 지난 23일 유동성 확대를 위해 보통주 1주를 25주로 나누는 분할 결정을 내린 가운데 주가가 사흘째 강세를 지속하며 30만원대에 안착했다.

제일기획은 주식 분할로 액면가가 5천원에서 200원으로 줄어드는 대신 발행주식 수는 460만주에서 1억1천504만주로 늘어나게 된다.

현대증권 한익희 연구원은 "제일기획은 그동안 발행주식 대비 하루 거래주식 비중이 시장 대비 3분의 1밖에 되지 않아 거래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액면분할을 계기로 주식 유동성이 보강되고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원전선과 아남전자도 주식분할을 결정한 이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대원전선과 아남전자는 모두 5천원의 보통주 1주를 액면가 500원짜리 10주로 나누는 주식분할을 결정했다.

하지만, 대부분 반짝 강세에 그쳐 주식분할의 주가 부양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진도에프앤 등 일부 종목은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은 카이시스를 제외하고 모두 3월 중순께 열리는 정기 주총에 주식분할에 대한 주주들의 의견을 물을 계획이다.

관리종목인 카이시스는 액면가 500원인 보통주 1주를 100원짜리 주식 5주로 나누는 액면분할을 추진했다가 지난 8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승인을 얻어내지 못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식분할을 해도 본질적 기업가치는 변동이 없지만 양호한 기업 내용에도 유동성이 부족해 주가가 못 올랐던 기업들은 상당한 호재가 될 수 있다"며 "하지만 기업 내용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감자와 함께 이뤄지는 경우 단기 재료 이상이 되기 어렵기 때문에 선별적으로 접근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