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을 떠나는 사관학교 출신 젊은 장교가 늘고 있다. 이전에도 젊은 장교의 조기 전역이 없지 않았으나 2008년을 기점으로 육 · 해 · 공군 모두에서 급증하고 있다.

24일 '3군의 임관 5년차 장교 전역자 통계'에 따르면 해군은 2007년 3명에 그쳤으나 2008년 13명으로 네 배 이상 늘었다. 2009년과 2010년엔 각각 15명과 18명에 달했다.

최근 두 해의 총 임관자 수가 173명과 176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 안팎의 젊은 장교들이 군을 떠난 셈이다.

공군도 사정은 비슷하다. 2007년 4명에 그쳤던 조기 전역자가 2008년 10명,2009년 24명,2010년 19명으로 급증했다. 그나마 형편이 나은 육군도 최근 3년간 해마다 10명씩 군복을 벗었다. 2007년 이전까지만 해도 연간 5~7명이었던 점에 비하면 늘어나긴 마찬가지다.

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은 복무 규정상 임관 후 5년(조종사 제외)과 10년 복무 후 전역을 신청할 수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사관학교 교육과 일정액의 월급을 받는 만큼 의무복무 기간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신세대 장교의 중도하차 추세에 대해 최근 전역한 A씨(29)는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 전역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가 도전해 보고 싶어하는 영역은 2008년 첫 신입생을 모집한 법학전문대학원이다. "5년차 때 전역 신청을 못하면 10년차에 다시 신청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너무 늦다"고 A씨는 말했다.

올해 전역을 신청한 B씨(28)는 "6년제 약학대학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씨는 개인적으로 공부를 좀 더 한 뒤 변신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이유 외에도 단순 전직이나 경영전문대학원(MBA) 진출이 젊은 장교들의 전역 사유다. 최근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에 입학지원서를 낸 공군사관학교 출신 C씨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장교 진급이 적체돼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각 군의 반응은 '있을 수 있는 현상'으로 본다. 임관 장교들이 전부 군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때문에 전역심의위원회는 요즘 전역 신청을 할 경우 거의 모두 받아들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젊은 장교의 이탈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국회 국방위 소속의 한 의원은 "젊은 장교의 전역은 군 전반의 사기와도 연결된다"면서 "개방적인 사고를 가진 신세대 장교들에게 새롭게 도입된 각종 기회가 유혹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국회에서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