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세금부담, 누가 얼마나?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자발적 '린달세금'이 불가능하므로 정부는 나랏일에 필요한 세금을 강제로 징수한다. 사람마다 더 적게 내려고 하는 만큼 세금과 세율의 결정은 사회정의에 합당하게 이루어져야 뒷 말이 없다.

    우선 민주국가에서는 세금을 의회에서 정한다. 영국은 명예혁명기의 '권리장전'에서 이 원칙을 확정하였고, 미국 독립전쟁도 '대의 없이 납세 없다'는 사회적 요구에서 비롯하였다. 법률에 의하지 않고서는 정부가 자의적으로 세금을 부과할 수 없는데 이 원칙을 조세법률주의라고 한다.

    그 다음 원칙은 담세능력이 큰 고소득자가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한다는 것이다. 소득세율은 더 높은 소득구간에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누진세의 원칙을 따른다. 누진세는 고소득자들의 세금 부담은 단계적으로 높이면서 저소득자들은 아예 면세 처분한다.

    그러나 소비세는 징세 시점에서 소비자의 소득수준을 일일이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판매상품 한 단위당 일정한 세율을 적용하여 징수한다. 소득이 열 배로 늘 때 소비가 열 배로까지는 늘지 않으므로 소득이 높을수록 소득 1원당 지출하는 소비세는 오히려 감소한다. 즉 소비세는 역진적이다. 그러나 소비세를 덜 내는 고소득층은 소비 대신 저축으로 축적한 재산에 대하여 재산세를 더 내는데, 재산세는 보통 누진적이다.

    소득계층별 소득 1원에 대한 담세 규모는 소득세와 재산세의 누진성과 소비세의 역진성의 정도에 따라서 다르다. 우리나라는 월 소득이 173만원 이하이면 근로소득세를 면제하는데 2008년 현재 전체 근로자의 43.4%가 면세자였다. 그리고 상위 10%의 고소득 근로자들은 전체 근로소득세의 64.3%를 납부하였다.

    최근 추세를 보면 면세근로자의 숫자는 점차 감소하는 가운데 상위 10% 고소득 근로자의 세금부담 비중은 점차 늘어나는 중이다.

    모든 국민이 주인의식을 갖고 나라살림을 감독하려면 국민 모두가 조금이나마 소득세를 내고 있는 것이 좋다. 뜨내기 외국인도 내는 소비세 납부만으로는 주인의식을 갖기에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소득자의 세부담이 근소하다는 전제로 면세자 감소추세는 바람직하다. 고소득층의 세금만 줄였다고 비판 받는 최근의 세제개혁은 64.3%에 이르는 상위 10% 고소득자 세금부담 비중이 계속 늘고 있는 현실을 시정하려는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누진적 소득세와 재산세, 그리고 일정세율의 소비세 체제에서는 소득과 물가가 같은 비율로 증가할 때 실질소득이 변함 없는데도 국민의 세금부담은 더 커진다. 우선 일정세율의 소비세 납부액은 정확히 소득증가의 비율 만큼 증가한다.

    그러나 소득 증가는 누진세율의 적용을 받아서 그보다 더 많은 소득세 증가를 불러온다. 누진적 재산세 납부액 역시 부동산 가격의 상승 비율보다 더 많이 증가한다.

    결과적으로 총 납세액은 소득 증가율보다 더 큰 비율로 증가하기 때문에 국민은 소득 1원당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이승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ADVERTISEMENT

    1. 1

      하청노조 직접교섭 봇물… '노란봉투법' 실무 쟁점은?

      한경 로앤비즈 외부 필진 코너 ‘로 스트리트(Law Street)’에서 지난 16일부터 29일까지 가장 주목받은 글은 홍정모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지난 10일 시행된 노란봉투법 시행 현장의 법적 쟁점을 다룬 글이었다. 홍 변호사는 “노동조합법상의 개별 제도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 매뉴얼과 실제 노동법 사이에 차이가 있어 모호한 측면이 있어 현장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플랫폼 종사자의 근로자성을 다룬 심요섭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의 글도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 노무를 제공하는 자를 일단 ‘근로자로 추정’으로 논의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문제점(박재우 율촌 변호사), 연예인 부부 폭로전의 법적 쟁점(노종언 존재 변호사), 상속권 상실 선고제도(조웅규 바른 변호사)를 다룬 글도 주목받았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2. 2

      부모급여 수급자 10중 4명…'한번에 많이'보다 '조금씩 길게' 선호

      부모급여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부모 10명 중 4명이 월 수령액을 줄이더라도 지원 기간을 늘리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급여는 0∼1세 아동을 키우는 부모에게 소득과 무관하게 0세 월 100만원, 1세 월 50만원을 지급하는 현금성 지원 제도를 의미한다.2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부모급여 도입이 양육 환경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들은 부모급여 지원 기간을 늘리는 것을 선호했다. 조사는 지난해 8월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 1579명을 대상으로 부모급여 효과와 만족도, 정책 욕구 등을 설문했다. 응답자는 모두 2022∼2024년 출생아의 부모로, 이 가운데 부모급여 수급을 완료한 24개월 이상 아동의 부모가 59.3%였다.부모급여 효과에 대해선 '양육비용 부담 감소'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82.1%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양육방식에 대한 선택권 확대'(75.6%), '직장 및 경력 유지에 도움'(56.2%), '소득활동을 줄이고 자녀 양육에 전념'(49.9%) 등이 차지했다.지급 방법·금액·기간에 대한 만족도는 항목별로 큰 차이가 났다. 지급 방법에 대한 만족도는 93.5%로 높았다. 반면 지급 금액은 51.7%, 지급 기간은 35.1%에 그쳤다.부모급여 총액을 유지하되 월 지급액과 기간에 대한 선호를 물은 결과에서는 '현행 유지' 응답이 43.7%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월 지급액을 낮추더라도 더 긴 기간 받기를 원한다는 응답도 41.4%에 달해 비슷했다. 반면 기간을 줄이고 월 지급액을 높이길 원한다는 응답은 14.9%로 집계됐다.지급 기간 연장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소득 수준이 낮거나, 맞벌이가 아니거나, 비정규직 임금 근로자인 경우 상대적으로 높았다.연구팀은

    3. 3

      AI 타격받는 청년일자리?…전문직·IT 감소 대부분 2030

      연구개발(R&D), 법률·회계 등 전문직과 정보통신(IT) 분야 일자리가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에 그 충격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도입 확산과 신규 채용 축소가 맞물린 영향을 20∼30대가 고스란히 떠안은 것이다.29일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과 '정보통신업' 등 두 산업의 취업자는 작년 동월 대비 약 14만7000명 감소했다. 전문, 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 10만5000명, 정보통신업에서 4만2000명이 줄어들었다.2월 기준 두 업종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감소폭은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래 가장 컸다.전문, 과학·기술서비스업은 연구개발업, 건축 엔지니어링을 비롯해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 법무·회계 서비스가 포함된다. 정보통신업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컴퓨터 프로그래밍, 정보서비스업 등이 있다. 모두 상대적으로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군이다.연령별 체감도는 엇갈렸다. 2030 취업자는 급감한 반면 중장년층 고용은 증가했다.전년 동월 대비 20대 취업자는 9만7000명, 30대는 3만4000명 급감했다. 두 연령대를 합하면 전체 감소분의 약 89%에 다다른다.지난해 2월 기준 두 산업 종사자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1.7%였다. 전체 일자리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는 청년층이 일자리 감소 타격의 대부분을 흡수한 것이다. 이 여파로 지난달 20∼30대 비중은 49.5%로 하락했다.반면 중장년층 고용은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작거나 오히려 증가했다. 같은 기간 40대 취업자는 약 3만2000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50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