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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에세이] 거울아, 거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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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생활이 어느덧 26년째지만 아침 출근시간은 늘 바쁘다. 대충 머리 손질과 화장을 한 후 전신 거울 앞에 선다. "거울아,거울아.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하고 물어보는 흉물스러운 마녀도 지금 내 표정처럼 굳어 있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자신의 컨디션을 조절할 수 없고 웃을 수 없으면 출근하지 않는 게 낫다는 선배 경영인의 말도 들려온다. 다시 미소를 지어 본다. 옷매무새도 만져 보고 활짝 웃어 보니 좀전의 나보다는 훨씬 내가 좋아진다.

    8년 전 교직을 그만두고 예기치 않은 사업에 뛰어든 필자에게 처음으로 인맥에 관한 강의 요청이 들어왔다. 잔뜩 겁을 먹고 세상의 아픔이 모두 내것인 양 우울함에 빠져 있던 상황인지라 바로 거절했다. 그러나 200여명의 경영인이 참여하는 행사에 50분의 시간을 할애해주신 모 회장님께서 충분히 제품 소개도 할 수 있고,자신감도 얻을 수 있을 거라며 용기를 주셨다. 며칠 밤 고민 끝에 자료를 만들고 연습한 후 딸에게 동영상 촬영을 부탁했다. 헌데 그 영상 속의 나를 보니 헉! 썩소(썩은 미소)에 우울한 목소리,정리되지 않은 몸짓의 40대 여인이 혼자 놀고 있었다.

    인류는 최초에 반사하는 돌이나 고인 물 등을 통해 자신을 보았다고 한다. 그 후 자신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게 된 것은 거울의 등장 때문일 것이다. 거울의 발전사와 문화 발전사가 매우 유사하다는 인류학자들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자기 자신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낳은 변화는 실로 엄청났을 것이다. 외모 지상주의를 낳기도 했지만,거울이나 카메라에 비쳐지는 상이 나의 자아와 가치가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객관적인 검증 도구임을 알았기에 자기 발전을 위한 엄청난 노력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

    정감 있는 사람들,인복 있는 사람들,왠지 성공할 것만 같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모두 자신을 묵묵히 채찍질하고 다듬어 왔다는 걸 알게 된다. 일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불안할 때,고독할 때 마음 속에 깨진 거울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아니 깨지지는 않았더라도 제대로 닦지 않은 거울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냉기가 도는 얼굴,듣는 사람의 마음을 고려하지 않는 언어 폭력,온라인에서의 악플 등이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다. 혹여 내 주변의 다른 사람을 헤아리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음 속 거울을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삶을 거울에 있는 내게 물어보자.세계 최고의 영업왕으로 기네스북에 12년간이나 오른 자동차 판매왕 조지라드는 늘 자신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내가 좋다! 나는 내가 좋다!! 나는 내가 좋다!!!"

    스스로에게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말들을 들려주며 시작하는 하루.내 표정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아 본다.

    송은숙 한국인식기술 사장 ses@hi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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