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대신 휴대폰으로 결제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하나카드와 SK텔레콤은 홈플러스와 제휴해 '스마트 페이먼트'라는 이름의 모바일 결제 시범서비스를 내달 중순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홈플러스에서 물건을 산 뒤 휴대폰을 결제단말기에 대면 대금이 지급되는 것이다. 하나카드와 SK텔레콤은 다른 유통업체에서도 이 같은 서비스가 가능토록 추진 중이다.

더불어 각종 쇼핑정보를 문자메시지로 받아볼 수 있도록 하고 할인쿠폰을 휴대폰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이뤄진다. 예를 들어 홈플러스 등에서 어떤 할인행사가 진행 중인지 휴대폰으로 확인할 수 있고 할인쿠폰을 휴대폰에 다운로드받으면 할인도 받을 수 있게 된다. 하나카드와 SK텔레콤은 이 같은 내용을 22일 발표할 예정이다.

다른 카드사들도 신용카드와 통신서비스가 융합한 모바일 결제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3세대(3G)에 기반한 모바일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곳은 신한카드가 유일하다. 신한카드는 KT,SK텔레콤과 제휴해 모바일 결제 및 통신요금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2500명의 신한카드 고객이 3세대 휴대전화 내 유심(USIM) 칩에 모바일 신용카드를 내려받았다.

비씨카드는 내달 중 3G 기반 모바일 신용카드 발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회원 은행들의 모바일 신용카드 발급 수요에 대처하려고 인프라를 구축 중"이라며 "올해 중 10만장 이상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 인수를 추진 중인 KT 역시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모바일 결제시스템에 공을 들이고 있다. KT가 비씨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비씨 회원사에 새로운 융합 상품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모바일 신용카드가 보편적인 서비스로 정착하려면 전용 단말기 보급이 이뤄져야 하고 결제할 때 고객이 직접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보안상의 약점도 극복해야 한다. 이동통신사들이 공급한 모바일 결제용 단말기(일명 동글이) 20만대 중 실제 이용되는 단말기는 약 7만대에 불과하다. 신용카드 결제가 이뤄지는 가맹점(150만개)의 4.6%만이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결제할 때마다 고객이 직접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도 모바일 신용카드 보급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사인을 하는 것보다 불편한 데다 비밀번호가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