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명 인구를 가진 인도가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 거대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장비 공급을 위한 글로벌 기업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오는 8월께 2.1기가헤르츠(㎓)와 2.3㎓ 주파수 대역을 각각 3세대(G) 이동통신과 와이브로에 할당하기 위한 경매를 실시할 예정이다. 당초 이달 중 경매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부처 간 이견으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3G와 와이브로 주파수 할당 대가로 53억9000만달러(한화 6조원)의 수입을 올려 재정적자를 메우는 데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와이브로 주파수 배정 가능성이 높은 사업자는 이동통신 1,2위인 바하티 에어텔과 릴라이언스 및 대형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인 타타 등이다. 와이브로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는 이들 통신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장비 공급을 추진하고 있으며,중국 화웨이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술은 삼성전자가 최고로 인정받고 있지만,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막강한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는 게 변수다.

한국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인도를 방문,P J 토머스 인도 통신부 장관을 만나 와이브로 주파수 조기 할당과 한국 기업의 장비 시장 참여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인도는 약 5억명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가진 거대 시장이지만 초고속인터넷(브로드밴드) 가입자는 700만명으로 보급률이 0.6%에 불과할 정도로 취약하다. 인도 정부는 디지털 정보 격차 해소와 고용 창출을 위해 브로드밴드를 전국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며,그 수단으로 와이브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유선 브로드밴드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시간에 비해 무선인 와이브로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와이브로는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놓고 유럽의 롱텀에볼루션(LTE) 기술과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인도의 와이브로 전국 상용화는 와이브로 진영의 급팽창을 가져올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기대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