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미사일을 겨냥하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계획(MD)이 허공을 맴돌고 있다.

이란과 관계를 의식한 터키가 레이더 기지 유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구하며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터키가 이란의 중.단거리 미사일 권역을 방어하는 데 최적의 입지로 판단하고 있지만 터키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이란에 맞서 미국과 협정을 맺는 것으로 비칠까 우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미국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차관보는 "새로운 MD시스템은 이란의 미사일 위협을 저지하고 이 지역에 파병된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중요하다"면서 터키는 미국이 우려하는 위협에 지정학적으로 매우 가깝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사일 기지가 이란 미사일 정보를 얻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터키에서 미국에 대한 지지여론이 워낙 낮은 데다 터키 외교관들은 미국과 사적인 거래보다는 나토 회원국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새로운 MD체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란 제제안에 대한 터키의 지지를 이끌어내려하고 있지만 터키는 정작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터키는 지난해 11월 유엔 핵 감시단에서 있었던 투표에서도 기권한 바 있다.

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란을 친구로 언급해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터키 외교관들은 터키가 미국 등 서방과 목표는 공유하고는 있지만 외교적으로 다른 접근법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국의 외교 문제를 서방의 방식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새로운 MD구축에 있어 터키가 미국 요구대로 따라가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연합뉴스)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