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세 기업에 대한 미국 연방정부의 반독점 조사가 임박했다.

美 법무부, 엔비디아 반독점 조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주 미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이들 기업을 조사하기 위한 책임을 나누기로 합의했으며 수일 내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엔비디아 조사는 법무부가, 오픈AI와 MS는 FTC가 맡을 예정이다.

NYT는 관계자 두 명을 인용해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 남용에 대한 업계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자사 그래픽처리장치(GPU) 알고리즘 작성 소프트웨어인 쿠다(CUDA)가 엔비디아 GPU에서만 작동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MS는 AI 스타트업 인플렉션을 사실상 인수하는 과정에서 반독점 규제를 우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MS는 지난 3월 6억5000만달러(약 8900억원)를 지급하고 인플렉션 공동창업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만과 카렌 시모니안 등 70명을 영입했다. 회사는 그대로 두고 핵심 인재만 빼 왔다는 점에서 규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 인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반독점법은 1억1900만달러(약 1600억원)가 넘는 기업을 인수하면 당국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 소식에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2위에 오른 엔비디아는 6일 시장이 열리자마자 주가가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엔비디아는 5.16% 오른 주당 1244달러(약 17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3조120억달러(약 4130조원)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애플(3조34억달러)을 제쳤다. 선두 MS와의 시총 차이는 1393억달러로 좁혀졌다.

엔비디아 시총은 2조달러 문턱을 넘은 지 석 달 만에 3조달러의 벽도 넘어섰다. 거래일 기준으로는 66일이다. 종전 애플(719일)과 MS(650일)의 기록보다 빠르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1년 만에 기업가치를 2조400억달러 불렸다. 시총 세계 5위 아마존(1조8865억달러) 몸값 이상의 가치가 1년 새 불어난 셈이다.

주가를 끌어올린 매수세엔 곧 시행되는 엔비디아 주식의 10 대 1 분할 기대도 반영됐다. 6일까지 엔비디아 주식을 들고 있는 주주는 다음날 장 마감 후 10분의 1 가격으로 주식 9주를 추가로 받는다. 주식분할이 이뤄지면 가격이 비싸 주식을 매수하지 못하던 신규 투자자가 유입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주식분할을 한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12개월 평균 수익률이 25%로 전체 증시의 2배가 넘는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매수세에도 미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 소식이 흘러나오자 주가는 힘없이 무너져 애플에 다시 2위 자리를 내주며 엎치락뒤치락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김인엽/김세민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