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낯뜨거운 이름을 가진 다리가 지역 주민들의 애착심으로 제 이름을 보존할 수 있게 화제가 되고 있다.

잉글랜드 웨스트요크셔의 캐슬포드 지역에 있는 한 철로 아래의 도로는 연애 중인 커플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티클 칵'(Tickle Cock)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18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이 다리 이름을 풀이하면 '간지럽게 하는/자극하는(tickle) 성기(cock)'라는 뜻으로, 입 밖으로 꺼내기 다소 민망할 정도다. 이에 캐슬포드 지역의 지도자들은 이 다리의 명판(名板)을 '티틀 콧'(Tittle Cott)으로 바꿨다.

하지만 이곳을 추억하는 지역 주민들은 다리 이름을 다시 '티클 칵'으로 돌려 놓을 것을 주장했다. 특히 이 지역의 50대 그룹은 이 다리의 특성과 역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이유로 강력히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티클 칵'의 역사는 빅토리아 여왕 시대인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부터 이곳은 소년, 소녀들이 연애를 즐기는 장소로 알려졌다. 반대 캠페인에 참여한 50대 지역민들 역시 이런 추억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지자체와 맞서 싸운 주민들은 승리했고, 다리 이름은 원상복구 됐다.

이 지역에서 작가로 활동하는 브라이언 루이스씨는 "이 다리는 분명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고, 절대 이름을 바꿔서는 안됐다"며 "복지국가가 (단지 이름이 거북하다는 이유로)우리가 원치 않는 것을 바꾸려는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