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시중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사들인 모기지(주택담보대출)증권 등을 매각해 대규모 자산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점진적인 매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FRB는 17일 공개한 지난 1월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의사록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이사들이 시일을 두고 유가증권 등 FRB가 보유한 자산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몇몇 이사들은 FRB가 인플레를 통제할 수 있도록 가까운 장래에 신속한 자산 매각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대부분은 자칫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점진적인 매각이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벤 버냉키 FRB 의장도 지난 10일 의회에 제출한 출구전략 서면 답면서에서 단기적으로 자산 매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FRB가 모기지증권(MBS)을 서둘러 매각할 경우 주택대출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FOMC는 또 올해 경제성장률을 2.8~3.5%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는 이보다 낮은 2.5~3.5%였다. 반면 올해 실업률은 평균 9.5~9.7%로 11월 전망치인 9.3~9.7%보다 높게 예상했다. FOMC 이사들은 경제가 완전히 회복하는 데 5~6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1월의 실업률은 9.7%로 전달에 비해 0.3%포인트 떨어졌으나 일자리 감소치는 시장이 예상한 5000개를 훨씬 웃돈 2만개를 기록했다. 고용시장이 느린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기침체가 시작된 2007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사라진 일자리 수도 840만개로 잠정치보다 140만개 더 늘어났다.

주택시장도 아직 안정을 되찾지 못했다. 부동산업체인 존번스부동산컨설팅은 미국 전역에서 주택 500만호가 추가로 압류 조치를 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