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조선업황이 여전히 부진한데도 불구하고 힘을 내고 있다. 종합 중공업 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주들은 작년부터 조선업황이 악화되며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조선업 대표주인 현대중공업의 주가도 올해 실적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내 증시 평균은 물론 2006년 이후 이 회사의 평균 PER(9.5배)에도 크게 못 미친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최근 조선업에서 종합중공업 회사로 발돋움하는 등 기업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 상승 기대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조선업 부문에서 세계 1등을 유지하면서도 해양사업과 발전 부분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빠르게 커가고 있다"며 "올해는 재도약의 준비기로 주가가 저평가된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주장했다.

2010년 예상 매출 기준으로 사업 부문별 비중은 △조선 40% △엔진 22% △전기전자 22% △해양플랜트 19% △플랜트 11% △건설기계 등 6%로 각각 전망되는데 2012년에는 조선부문의 비중이 30% 선으로 줄어들 전망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노르웨이에서 11억달러 규모를 수주한 원통형 부유식 저장설비(FPSO)는 이미 세계 1위에 등극했다는 진단이다. FPSO는 북극해의 추운 날씨와 강한 파도를 견딜 수 있도록 원형으로 제작된 해양시설로 원유 개발과 생산에 필수 장비다. 성 연구원은 "이번 수주는 이탈리아와 노르웨이 등 유수의 해양설비 업체들과 경쟁을 통해 이룬 것으로 향후 아프리카 중동 러시아 등에서의 수주전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기존 조선업 관련 부문은 수주 감소에도 기술 이전 등 새로운 방식을 통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달 초 브라질 최대 기업의 계열사인 OSX에 조선소 등 건설 기술을 이전하고 지분 10%를 받기로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양정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달 브라질 상파울루 거래소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OSX의 가치가 30억달러라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지분 가치만 최소 6억달러에 달한다"며 "현금 유출 없이 수익을 창출하고 향후 이 회사로부터 수주 기회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