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공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스포츠에 에너지 절약을 접목한 '그린 스포츠(green sports)' 캠페인을 벌인다.

이태용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사진)은 1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프로야구의 홍보효과를 활용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준비 중"이라며 "오는 18일 KBO와 양해각서(MOU)를 맺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단과 KBO는 우선 '구장 녹색화'를 추진한다.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야구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야구장 조명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발광다이오드)로 바꾼다.

'녹색경기'를 유도하기 위해 경기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쪽으로 야구 규칙을 개정한다. 경기 도중 그라운드 정리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게 대표적이다. 입장 수입의 일부로 '그린 펀드'를 만들어 '야구인의 숲'을 조성한다.

프로야구 시즌 중 '그린 위크' 기간을 정해 이 기간에 홈런이 터지면 KBO와 홈런을 친 선수가 각각 일정액을 내 나무를 심는 등의 이벤트를 펼친다. 외야석에 설치된 '그린 존'에서 홈런 공을 잡는 관객에게는 자전거 등 친환경 제품이 지급된다.

이 이사장은 "프로야구를 시작으로 스포츠 전 부문으로 그린 스포츠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그린 스포츠가 전국으로 확산되면 40만세대가 1년간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또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에너지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소비자들의 행동을 좌우하는 데 "가격만큼 심플(단순)하고 확실한 게 없다"는 것이다. 특히 "다른 전기요금에 비해 산업용 전기요금이 싸다"고 지적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1㎾h당 95원가량으로 생산원가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주택용(약 115원)보다도 20% 가까이 싸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