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의 악동'으로 불리던 영국의 톱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본명 리 맥퀸 · 40 · 사진)이 사망했다. BBC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맥퀸은 지난 11일 오전 런던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맥퀸이 지난 3일 트위터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글을 남겼고 심한 우울증을 앓아 왔다는 점을 들어 자살로 추정된다고 BBC는 보도했다. 이날 오후엔 그의 세컨드 라인인 '맥큐(McQ)'의 패션쇼가 예정돼 있었다.

맥퀸은 시즌마다 '해골 모티브의 디자인''30㎝ 킬힐' 등 상상을 초월하는 독특한 컬렉션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16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런던의 고급 양복점 '앤더슨&쉐퍼드''기브스&호크스'에서 디자인을 배웠고,뒤늦게 명품 패션스쿨인 센트럴 세인트 마틴 예술대학을 졸업했다. 졸업 당시 영국 패션계의 거물 이자벨 블로가 그의 졸업작품을 통째로 사들여 유명세를 얻었다.

1996년부터 6년간 '지방시'의 수석 디자이너로 일했고,2001년 구찌그룹이 맥퀸 브랜드의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구찌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향수 '마이 퀸(My Queen)',세컨드 라인 '맥큐(McQ)' 등을 내놨고 푸마,쌤소나이트,타깃(미 유통업체) 등과 협업하며 왕성하게 활동해 왔다. 2002년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세계디자이너'에 이름을 올렸고,4년간 '올해의 영국 디자이너'로 선정됐다.

국내에는 신세계인터내셔널이 2005년 들여와 현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알렉산더맥퀸 여성복 단독 매장을 두고 있다. 재킷 500만원대,바지 100만원대 등 디자이너 브랜드 중 최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맥퀸은 단독으로 컬렉션을 이끌어와 그의 공백에 따른 브랜드의 향방이 주목된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