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설이 됐는데 당내 문제를 신년(구정)까지 끌고 가는 것은 좋지 않다"며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 봉합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신임 당직자와 가진 조찬에서 이같이 강조하고 "당내에서 싸우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좋지 않다.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신년을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조해진 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회동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정몽준 대표의 회동 건의에 '못만날 이유는 없다'는 정도의 평소 생각을 밝힌 원론적인 발언"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그는 "만남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대한 양측 간 간극이 워낙 큰 만큼 아직 만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 대통령의 '싸움 마무리' 발언은 당의 화합과 단결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와 관련,"당이 중심이 돼 결론을 내렸으면 한다"며 "민주적 방법으로 당론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개인 생각이 달라도 당에서 정해지면 따라가야 민주주의"라며 "마음이 안 맞아도 결론이 나면 따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토론 끝에 당론이 정해지면 친박 측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설맞이 특별연설을 통해서도 "우리가 바라는 것은 정치를 위한 세종시가 결코 아니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한 세종시다. 어떤 길이 국민을 위하고 진정한 애국의 길인지 차분하게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영식/김유미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