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월가에 다정해졌다.그동안 월가를 향해 ‘살찐 고양이’이라고 몰아붙이고 대규모 보너스 잔치에 ‘무책임의 극치’라고 독설을 쏟아낸 것과 대조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경제 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와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에게 각각 1700만달러와 900만달러의 보너스가 지급된 데 대해 “대부분의 미국민처럼 나도 다른 사람의 성공이나 부를 시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자유 시장체제의 일부분”이라면서 짐짓 월가의 보너스 관행을 이해한다는 투로 덧붙였다.“지난 10년간 월가의 임직원 보상 패키지를 보면 항상 실적과 상응해서 이뤄진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지만 비판 강도가 종전과 확연히 달랐다.

오바마 대통령은 수주전만 해도 월가의 보너스 관행에 “터무니 없다”고 비판했다.그가 이처럼 발언 수위를 낮춘 것은 일자리 창출과 오는 11월 예정된 의회 중간선거를 의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월가의 CEO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 문제와 관련한 노력에 월가의 동참을 기대한다면 월가를 좀더 고무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월가와 계속 대립할 경우 여당인 민주당에 들어올 월가의 선거자금도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