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자체 쇄빙능력 시험과 남극 제2기지 후보지에 대한 정밀조사 지원 등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소식이다. 서남극의 케이프벅스에 이어 동남극의 테라노바베이에 대한 정밀조사를 완료한 아라온호는 곧 선상보고회를 통해 1항차 임무를 종료한 뒤 인천항으로 향할 예정이다. 아라온호가 우리의 기술로 개척하는 새로운 남극시대를 여는데 중요한 발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당초 첫 쇄빙 항해가 과연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만큼 남극의 기상상황 등을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아라온호가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1988년 남극 킹조지섬에 세종과학기지를 세웠지만 지난 20년간 폭넓은 남극연구를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호주대륙보다 더 넓은 남극 연구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거점이 필요했던 이유다. 게다가 그동안 세종기지의 우리 연구원들은 쇄빙선이 없어 러시아에 의존하는 등 연구 수행과정에서 애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우리 기술로 만든 쇄빙선 아라온호가 이런 문제점들을 마침내 해결해 준 것이다.

남극연구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한마디로 국가적 이익이 달려있는 문제다. 선진국들은 지구온난화를 표면에 내세우며 남극연구를 한다고 하지만 남극에 온갖 수산자원과 석유 등 엄청난 부존자원이 있다는 점에 더 주목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현재 19개국이 37개에 달하는 남극권 상주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기여한 만큼 연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이 냉엄한 국제현실이고 보면 남극연구에 대해서는 국가적으로도 전략적인 고려가 있어야 마땅하다. 오랜 염원의 결과로 탄생한 아라온호는 국내 최초의 쇄빙선이자 첨단연구장비를 갖춘 연구소 개념까지 결합돼 있다. 아라온호의 성공적 남극탐사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새로운 남극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