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애를 시작한 직장인 노총각 A씨는 휴대폰 요금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회사 일 때문에 애인과 자주 보지 못하다 보니 통화 횟수가 늘어났고 이로 인해 요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그런 그에게 직장 동료를 통해 알게 된 휴대폰 요금 절감 서비스 'T존'은 무엇보다 유용한 수단이다. 집에서 통화한 요금을 88%나 할인받아 지난달에는 휴대폰 요금의 10%가량인 7000원을 절감했다.

휴대폰 요금 절감 서비스가 인기다. 휴대폰에서 기존 요금에 비해 크게 저렴한 인터넷 전화요금으로 통화할 수 있어 통신비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통화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월 평균 통화 요금의 10%가량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FMS vs FMC

요금 절감 서비스로는 SK텔레콤의 T존과 KT의 '쿡앤쇼'를 이용할 수 있다. T존은 집이나 회사 등 미리 지정해 주소지에서 발생한 통화료를 인터넷전화 수준으로 깎아주는 서비스다. 기존에 쓰던 휴대폰을 그대로 이용해 집전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의미에서 유 · 무선 대체(Fixed Mobile Substitution) 서비스라고 부른다. 쿡앤쇼는 무선랜(와이파이)을 지원하는 휴대폰에서 직접 인터넷전화를 쓰는 방식이다. 서비스 지역에서는 요금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두가지 망을 함께 쓰는 방식이라 유 · 무선 통합(Fixed Mobile Convergence) 서비스라고 부른다. 공통점은 통화료다. 이동전화 지역에서는 10초당 18원,할인 존에서는 이동전화로 걸 때 10초당 13원,유선전화로 걸 때 3분당 39원을 적용한다.

◆가입자 55만 돌파한 T존

요금 절감 서비스 중 먼저 기선을 잡은 쪽은 T존이다. 지난 11월 출시돼 3개월 만에 가입자 55만명을 돌파했다. 단말기를 바꿀 필요가 없고 서비스 가입이 쉬운 게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서비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별다른 설정없이 기존처럼 통화해도 해당 지역이 할인 대상이라면 자동으로 요금을 깎아준다. T존 이용자들은 가입시 내는 추가 요금(월 2000원)을 상쇄하고도 평균 3300원의 요금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의 81%는 집을 할인지역으로 지정해 사용하고 있고 직장을 택한 사람은 19%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T존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지금까지 써오던 유선전화 10통 중 2통을 휴대폰으로 대신 통화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휴대폰이 유선전화를 대체하는 효과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T존 서비스를 보다 쉽게 쓸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달 말부터 휴대폰에서 현재 위치가 할인통화 지역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T존 알리미'를 내놓는다. 4월부터는 아예 통화 때마다 할인지역 여부를 안내멘트로 알려주는 기능도 추가한다. 두 곳 이상을 할인지역으로 지정하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무선 데이터 장점 갖춘 FMC

KT 쿡앤쇼 휴대폰 사용자 중 인터넷전화까지 가입해 사용하는 사람은 5만명에 못미친다. FMS에 비해 가입자 실적은 크게 뒤진다. 인터넷전화를 쓰기 위해 휴대폰을 바꿔야 하고 장소가 바뀔 때마다 접속할 수 있는 무선랜을 찾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해 아직 사용자 확대가 더딘 편이다. FMC 휴대폰 구매자 중 20%가량은 한번도 인터넷전화를 쓰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유용성 측면에서는 FMC 서비스가 FMS에 밀리지 않는다. 휴대폰에서 통화뿐만 아니라 무선인터넷까지 저렴하게 쓸 수 있는 이유에서다. 통신업체들은 올해 출시할 휴대폰의 절반 이상에 무선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앞으로 FMC 사용자 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KT 관계자는 "FMC의 개념은 휴대폰에서 인터넷전화를 쓰는 것뿐만 아니라 무선 데이터까지 저렴하게 쓸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며 "앞으로 무선랜 기능을 지원하는 휴대폰이 늘어나면 사용자층도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남윤선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