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대주주들이 보유 지분 모두를 담보로 제공한다는 합의서를 제출,그동안 경영책임 이행을 놓고 채권단과 빚어진 갈등(葛藤)이 가까스로 매듭지어졌다. 이에 따라 금호석유화학 ·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채권단 자율협약과 금호산업 ·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등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진행되게 됨으로써 일단 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발판은 마련됐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당초 계획대로 금호그룹에 대한 정상화를 추진키로 했다.

앞으로 최우선적인 과제는 구조조정을 차질없이 추진해 그룹 경영을 하루빨리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일이다. 이제 겨우 최악의 사태를 피했을 뿐 단기간내 정상화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무엇보다 그룹의 재무구조 악화가 심각한 만큼 유동성 확보와 현금흐름 개선 등이 급선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금호의 회생을 위한 노력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워크아웃 대상을 비롯한 그룹의 자산매각 등 고강도 구조조정과 함께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한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 등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중요한 것은 구조조정과 경영정상화 지원이 때를 놓치지 않도록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산은 등 채권단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금호그룹의 경영을 하루빨리 정상화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지원책을 찾고,과감하게 실행에 옮겨야 할 이유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경제는 아직 위기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채 심각한 고용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우선 기업을 살려내 일자리를 유지하는 일이 급하다. 이미 수많은 협력업체들과 임직원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도 그렇다.

물론 그 전제가 대주주들이 스스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앞장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하는 일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대주주들이 경영권을 보장받는 만큼 경영정상화를 이뤄내야 할 1차적인 책무(責務)도 대주주에 있는 것이다.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경영정상화도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 점을 명심해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고,이를 위한 채권단의 역할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