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주례연설을 통해 한인 중소기업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주인공은 시카고에서 필로스테크놀러지를 경영하는 새뮤얼 고 대표(34)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의 중소기업 자금 지원 사례를 언급하면서 "고 대표가 일리노이주 중소기업청(SBA)을 찾았을 때 그는 사업 경험이 전혀 없었으며 가진 것은 오직 새로운 금속 제조기술에 대한 특허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SBA로부터 대출과 사업계획서를 받았고 오늘날 그의 회사는 미 중서부 전역에 공장을 두고 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고 대표는 대통령 직속 SBA를 방문했을 당시 메릴랜드공대 박사과정 학생으로 부친의 사업을 돕고 있었다. 필로스테크놀러지는 고 대표의 아버지인 고종호 전 삼보금속 회장이 1993년 미국에 설립한 열처리 전문 기술 회사다. 티타늄 나노 열처리 기술 부문에서 미국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금형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부품과 우주항공산업 전반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 대표는 고교 1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왔다. 밴더빌트대 화학공학과 학사와 석사 과정을 밟은 뒤 아버지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SBA로부터 한인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전미 올해의 중소기업인상'을 받았다. 고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 시상식에서 수상자 52명을 대표해 연설했다. 앨런 멀랠리 포드자동차 사장을 비롯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카렌 밀스 SBA청장 등과는 단독 면담을 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가이트너 재무장관 등 미 행정부 인사들과도 친분이 있다. 현재는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방한 중인 고 대표는 이날 "성공모델이 돼 기쁘긴 하지만 책임도 느낀다"며 "백악관에서 우리 기업의 성공 사례를 인용하겠다고 먼저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중소기업 자금 지원 대책을 마련할 때 직접 참가해 의견도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