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는 5일 계속되는 글로벌 악재 속에 다시 조정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이틀간 코스피 지수가 반등에 성공하며 1600선을 회복했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상승탄력은 크지 않다.

뚜렷한 수급주체가 없고 투자심리도 불안한 상황에서 돌발적인 글로벌 악재가 부담이 되고 있다.

전날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신용위기가 다시 불거지며 미국과 유럽의 주요 증시들이 2% 넘게 급락했다.

그리스 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해 그리스의 재정 적자 감축 노력이 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유로존의 스페인과 포르투갈 역시 같은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2.61%, S&P500지수는 3.11% 급락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증시도 모두 2% 넘게 떨어졌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증시 주변 상황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대응하며 지켜보는 전략이 필요해보인다.

◆ 하나대투證 "보수적 대응 구간"

하나대투증권은 증시가 탄력적인 반등을 하기 전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상황과 비슷한 직전 두 달 가량 상승 흐름을 탄 이후 고점대비 7%이상 하락했던 국면들을 찾아보면 2005년 이후 총 11번이 있었다"면서 "다만 그 이후 상승 추세로 전환된 것을 확인한 경우는 6번이었고 약세 흐름을 지속했던 경우가 5번으로, 단순 확률로만 계산했을 때는 55% 정도 상승추세로 전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다만 과거 주가 흐름은 급락 이후 저점을 형성하고 곧바로 탄력적인 반등이 나타났지만 이번 경우는 그렇지 못해 상승추세로 전환될 수 있을 지 자신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상승추세로의 전환을 예단하기 보다는 탄력적인 반등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기술적 반등 정도로만 시장을 바라보고 다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부국證 "글로벌 악재, 회복기에 거쳐야 하는 일"

부국증권은 출구전략 등 증시를 둘러싼 악재들 때문에 투자심리가 회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는 경제 회복기에 거쳐야 하는 일일뿐이라고 분석했다.

전용수 부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지수가 1600선 초반으로 내려앉으며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변수들이 온통 악재로 둘러싸여 향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출구전략, 재정 악화에 따른 금융불안, 신보호무역주의의 강화 등 증시를 둘러싼 변수들은 악재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 센터장은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주요 변수들이 빠른 시간안에 호전될 가능성이 점차 약해지며 글로벌 증시를 비롯한 국내증시의 추가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의 모라토리엄에서 시작된 각국 정부의 재정악화 문제는 그리스에서 포르투갈, 동유럽으로 확산되며 서유럽 금융권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센터장은 "글로벌 경제의 혼란은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확산되며 지난해부터 국내증시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던 외국인 매수세의 위축을 불러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불확실성속에도 지난해에 비해 올해 글로벌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혼란한 상황들은 회복기에 언제나 거쳐야 하는 일"이라며 "가시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서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그때까지는 고통을 감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신한금융 "지지선 강화에 초점"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증시가 지지선 구축에 대한 기대심리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핵심 수출주 중심의 분할매수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 상황이 방향성이 아닌 변동성 차원에 머무르는 것은 추가적인 하락압력이 일단 완화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현 상황에서 수급구도를 보면 지지선 강화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저가매수를 재개하면서 프로그램 매물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고, 이번주들어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수우위 전환도 단순 수급구도 개선을 넘어서 글로벌 유동성 위축 우려를 덜어줄 것이라고 주장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미국이나 중국의 긴축 우려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은 여전히 방향성 설정을 어렵게 만들겠지만 당분간은 크게 더해지거나 혹은 덜해질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면서 "단기적으로 장중 등락을 좌우하게 되는 수급구도의 개선에 따른 지지선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핵심 수출주 중심의 압축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매수 주체가 외국인과 연기금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운수장비 철강 정보기술(IT)주를 분할매수하는 대응을 지속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