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토크쇼 '승승장구' 진행

"첫 손님으로 김남주 씨를 초대하는 것에 대해 전 극구 반대했고 극구 사양했는데…."

KBS 토크쇼 '승승장구'의 진행자 중 한 명인 김승우는 4일 저녁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의 아내인 김남주를 첫 게스트로 초대한 것은 자신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김남주가 출연한 '승승장구' 첫 회는 지난 2일 방송됐다.

"김남주 씨는 말 그대로 제 최측근이잖아요.

첫 회부터 초대 손님에 대한 제 생각과 어긋나면 안 된다고 여겼어요.

그러나 제작진이 첫 회인 만큼 시청자에게 제 자신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해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김남주 씨가 최상의 카드가 아니겠느냐고 해서 설득당했죠."

이어 김승우는 갑자기 생각난 듯 자신의 연예계 인맥이 넓다는 얘기는 오해라며 '김승우, 의외로 인맥 좁아'로 제목을 뽑아 기사를 써달라고 농담을 건넸다.

"제 휴대전화에 저장된 번호는 100개 안팎이에요.

400개가 넘어야 인맥이 넓다고 하지. 저 절대로 인맥 안 넓습니다.

1년에 술 10번 마시면 그 중 8-9번은 같은 사람이 자리를 함께할 정도로 좁습니다.

김승우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후배 연예인들이 다 모일 것이라는 것은 오해예요, 오해."

김승우는 자신이 낯도 많이 가려 학창시절에는 문제의 답을 알아도 손을 들지 못할 정도로 소심하고 내성적이었다고 전했다.

지금처럼 소탈한 성격은 배우 생활 20년 하면서 만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일까.

토크쇼를 공동으로 진행하는 최화정, 김신영, 소녀시대의 태연, 2PM의 우영과 함께 첫 녹화 전에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었다고 말했다.

"아, 역시 소녀시대는 바빴어요.

신영이도 바쁘고 최화정도 다음날 라디오 진행해야 한다고 빠지고. 결국, 저와 우영이만 남았죠. 태연이가 남길 바랐는데. 하하. 첫 녹화를 마치고 이번에는 진짜 뭉치자고 했는데 그날도 역시 우영이만 남더라고요.

그래서 우영이랑 둘이서 진행하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은 게스트 같고요.

하하. 농담이고. 예전부터 함께 해온 사람들처럼 편안한 상태에서 방송하고 있습니다."

김승우는 지난 2일 첫 방송이 나간 뒤 많은 지인과 시청자들에게 격려의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응원하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 때문에 이날 오후 3∼4시께 새것으로 갈았던 휴대전화 배터리가 방송이 끝났을 무렵에는 방전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너무 긴장돼 방송 1시간30분 전부터 김남주와 포도주를 마셨다고 그는 말했다.

"맨정신으로는 못 보겠더라고요.

그래서 첫 회가 방송될 때는 약간 취기가 있었죠. 방송이 나간 뒤 친구들이 재미있게 봤다고 했죠. 사실 '승승장구'를 하기로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예능에서 MC를 보라고 해서 한 것은 아니거든요.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물론 첫 회가 방송된 뒤에는 '역시 아무나 진행하는 것이 아니구나'를 느꼈지만요.

요즘 녹화장 올 때마다 소풍 가는 아이처럼 설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재미없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돼 악몽도 꾸곤 합니다."

김승우는 '승승장구'를 앞으로 조금 덜 시끄럽고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로 이끌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과장해서 말하면 한 인간에 대한 연구이자 성찰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물론 그 안에서 재미를 찾아야 하고요.

시청률에서 조금은 벗어나고 싶기도 해요.

억지로 웃기거나 억지로 눈물을 주는 것은 제가 잘 못하거든요.

하지만, 시청자들이 다시 보고 싶어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되도록 할 겁니다."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