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김 맛에만 신경쓰고 있지만 일본은 김의 국제적 유통을 주름잡는 동시에 김 관련 식문화까지 전 세계에 전파하는 김 선진국입니다. 회사를 글로벌 김 유통 대열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

김덕술 삼해상사 사장은 "중국산 김의 절반을 일본이 유통하고 있고 한국산 김의 미국 및 유럽 수출도 사실상 일본 업체의 손을 빌려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에선 더 클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만큼 이제는 독자적인 유통망을 구축해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첫 목표는 미국 시장 직접 진출.그동안 재미교포나 일본 상사 등 주로 아시아계 유통망을 통해 김을 수출했으나 앞으로 월마트나 코스트코 등 대형 할인판매점에 직접 공급하기 위해 교섭 중이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과 일본으로 출장가는 일이 잦아졌다.

그러나 의욕은 넘치는데 자본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정부는 관심이 없다고 아쉬워한다. 예컨대 국내 종합무역상사는 오랫동안 1차 농수산품에 조예가 깊은 전문가를 육성하지 않은 데다 교역 마진이 적다며 김 수출에 나서지 않고 있다. 종합무역상사에서 근무하다 은퇴한 임직원도 중소기업이라며 찾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김은 작황의 변화가 커서 연도별 공급량과 가격이 급변한다. 그는 "김을 수년간 장기 보관해도 품질이 거의 떨어지지 않는 저온 냉장시스템이 발달한 만큼 대형 유통업체가 김값이 급락할 때 대거 수매했다가 급등할 때 푸는 저수지 역할을 하면 김 생산자의 소득안정에 도움이 된다"며 자신이 이런 역할을 맡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그렇지만 일본 기업의 실질 금리가 연 1%인 데 비해 한국은 7%대에 이를 정도로 대출 조건이 불리해 김의 글로벌 유통망을 구축하는 게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정부는 제조업에만 저리 정책자금을 지원할 게 아니라 1차 농수산품의 세계적 유통업체 육성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출 대상국 확대와 현지화된 제품 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2005년에 수출 길을 연 태국의 경우 당시 68만달러였던 수출액이 2008년 1138만달러로 17배나 늘었다. 태국인이 좋아하는 톰얌꿍 소스를 발라 구운 조미김은 현지에서 감자칩과 대등한 간식거리 또는 술안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국거리용 김과 기름으로 튀기지 않은 김 스낵 등 획기적인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이 같은 계획이 순탄하게 실행되면 지난해 538억원 수준인 매출액이 2015년 1000억원,2020년에 3000억원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