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 북한이 지난해 10월17~18일 싱가포르에서 비밀 접촉을 갖고 남북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 기본적으로 합의했다가 이후 기본합의 해석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결렬됐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4일 보도했다. 싱가포르 비밀접촉엔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김양건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합의 내용은 △북한의 비핵화 부분의 표현이 모호하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명문화하지 않았으며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이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 등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임 장관이 귀국한 후 한국 정부 내에서 기본합의 내용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돼 협상창구가 다른 고위관계자로 변경됐고,북측도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실장으로 교체했다. 이 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연내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본다"고 발언했듯이 남북이 정상회담에 여전히 의욕적이라고 설명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