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국내외 증시 반등과 달러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1150원이 붕괴되며 이틀째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이틀 동안 하락한 환율은 20.5원에 달한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9원(0.94%) 급락한 1149원을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가 주택지표 호조와 기업 실적 개선 발표에 이틀째 상승한 영향으로 개장 직후 전날보다 5.2원 하락한 1154.7원으로 출발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가 반등에 나서는 등 대외 금융시장 여건이 원달러 환율 하락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후 역외세력의 달러 매수세가 거센 가운데 역내에서도 숏플레이가 활발하면서 환율은 장중 1150.3원까지 미끄러졌다. 하지만 곧 수급 쪽에서 저가 결제 수요들이 나왔고, 중국 증시가 개장 초반 약세를 보이자 숏커버 등이 등장하며 환율은 1153원대로 올라섰다.

또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오전 중 강만수 위원장이 환율에 대해 언급한 영향으로 환율이 좀 반등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강만수 국가경쟁력위원회 위원장은 "환율이 올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복병"이라며 "환율이 적정 수준에서 유지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혔다.

오후 들어 유로달러가 생각보다 많이 반등하지 못하고 오전장과 비슷한 1.396달러대에서 머물면서 원달러 환율은 수급으로만 움직이는 장세를 연출, 1152~1153원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장 마감에 가까워질수록 코스피지수가 상승폭을 1.2% 가량으로 확대하면서 시장의 숏마인드가 강해져 환율은 1150선 부근에서 호가됐다. 이후 낙폭이 확대되자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커지면서 환율은 1148.6원까지 저점을 낮추며 근방인 1149원에서 마감됐다.

한 외환딜러는 환율이 장 막판 하락한 이유에 대해 "생각보다 비드도 탄탄한걸 보면 결제 수요인지 외환당국 개입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9.60p 급등한 1615.41을 기록했으며,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55p 상승한 515.24를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138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환율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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