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빈 퇴직연금…베이비붐 세대 '노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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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중간정산…은퇴후 버팀목 없어 불안
"1992년부터 근로자들에게 퇴직연금 가입을 강제한 이후 노후를 걱정하는 사람이 줄고 맥쿼리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도 탄생할 수 있었다. "(호주 맥쿼리펀드그룹의 스콧 톰슨 상품담당 전무)
호주는 퇴직자에게 은퇴 전 소득 27~42%를 재정에서 지급하는 노령연금뿐 아니라 근로자를 대상으로 소득의 9%를 퇴직연금에 넣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말 퇴직연금 누적 적립액은 1조1950억 호주달러(1200조원)로 국내총생산(GDP)을 웃돌았다.
퇴직연금 적립액이 고작 14조원으로 GDP 대비 1% 수준에 불과한 한국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베이비붐 세대(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있으나 고령화사회의 보루인 퇴직연금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05년 말 근로자 노후 보장을 위해 도입했지만 많은 근로자들이 퇴직연금으로 전환될 퇴직금을 중간정산으로 받아가 버리고 특별한 세제 혜택도 없어 추가 납입하는 사례도 거의 없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금융 공기업은 지난해 4분기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했다. 퇴직연금 도입과 임금 5% 삭감을 앞두고 삭감 전 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받기 위해서였다. 기업은행은 80%,산업은행은 50%,금융감독원은 45%가 넘는 직원이 중간정산을 했다.
퇴직금 중간정산을 제한하는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이 1년째 국회에서 공전하면서 법 통과 전 서둘러 중간정산을 하려는 부작용까지 벌어지고 있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가 지난해 7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8%가 중간정산을 실시했다고 답했다. 이 연구소의 손성동 이사는 "올해 말이면 기존 퇴직보험 · 신탁에 대한 손비 인정 혜택이 사라져 기업들은 퇴직연금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며 "퇴직연금 도입 전에 서둘러 중간정산을 하는 곳이 지난해부터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호주는 퇴직자에게 은퇴 전 소득 27~42%를 재정에서 지급하는 노령연금뿐 아니라 근로자를 대상으로 소득의 9%를 퇴직연금에 넣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말 퇴직연금 누적 적립액은 1조1950억 호주달러(1200조원)로 국내총생산(GDP)을 웃돌았다.
퇴직연금 적립액이 고작 14조원으로 GDP 대비 1% 수준에 불과한 한국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베이비붐 세대(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고 있으나 고령화사회의 보루인 퇴직연금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05년 말 근로자 노후 보장을 위해 도입했지만 많은 근로자들이 퇴직연금으로 전환될 퇴직금을 중간정산으로 받아가 버리고 특별한 세제 혜택도 없어 추가 납입하는 사례도 거의 없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금융 공기업은 지난해 4분기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했다. 퇴직연금 도입과 임금 5% 삭감을 앞두고 삭감 전 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받기 위해서였다. 기업은행은 80%,산업은행은 50%,금융감독원은 45%가 넘는 직원이 중간정산을 했다.
퇴직금 중간정산을 제한하는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이 1년째 국회에서 공전하면서 법 통과 전 서둘러 중간정산을 하려는 부작용까지 벌어지고 있다.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가 지난해 7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8%가 중간정산을 실시했다고 답했다. 이 연구소의 손성동 이사는 "올해 말이면 기존 퇴직보험 · 신탁에 대한 손비 인정 혜택이 사라져 기업들은 퇴직연금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며 "퇴직연금 도입 전에 서둘러 중간정산을 하는 곳이 지난해부터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