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지속되고 있지만 수익률이 좋은 대형 펀드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펀드를 환매한 개인투자자 중에서는 잘나가는 펀드에 다시 자금을 투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자금이 넉넉해진 우량 대형 펀드들은 증시 조정 국면에 저가 매수에 나설 여력이 커져 향후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일 펀드평가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71% 이상의 수익을 올려 코스피지수 상승률(49%)보다 22%포인트 가량 초과 수익을 낸 '한국투자네비게이터1' 펀드엔 올 들어 965억원(모 펀드 기준)이 새로 들어왔다. 이에 따라 이 펀드의 설정액은 1조3668억원으로 불어나 덩치가 더 커졌다.

지난해 64%의 높은 수익을 올렸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2'펀드도 417억원이 들어왔으며,수익률이 78%에 달했던'트러스톤칭기스칸'펀드 역시 3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조원 이상 이탈한 것과는 대비된다.

올해 73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출된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도 성과가 좋은 펀드엔 새 투자자금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펀드투자자들은 지난해 87% 수익률을 올려 해외 주식형펀드의 평균수익률(56%)을 크게 앞섰던 원자재펀드 '블랙록월드광업주'에 올해 263억원을 새로 투자했다. 'KB스타차이나H인덱스'펀드에도 185억원이 들어왔다.

이에 대해 오성진 현대증권 자산관리컨설팅 센터장은 "지난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상승하면서 시장보다 수익을 더 많이 낸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부쩍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 센터장은 "특히 설정액 1000억원 안팎의 대형 펀드들이 입소문을 타며 투자자들이 새로 가입하거나 자유 납입 방식으로 자금을 추가로 넣고 있다"고 전했다.

자금이 넉넉해진 이들 대형 펀드의 향후 수익률 전망은 긍정적이다. 매일같이 자금이 들어오면서 펀드매니저들이 자산 운용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 펀드 매니저는 "하루에 자금이 1억원이라도 들어오는 것과 빠져나가는 것은 시간이 지나고 보면 성과면에서 큰 차이가 나게 마련"이라며 "특히 최근 조정장에서는 유입된 자금으로 우량주의 저가매수에 들어갈 수 있어 장기수익률이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