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40)와 필 미켈슨(39 · 미국)이 미국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나란히 기회를 잡았다. 두 선수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리파인스GC (파72)에서 속개된 대회 3라운드에서 각각 3언더파와 2언더파를 쳐 중간 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했다. 선두 이마다 류지(일본)에게 4타 뒤진 공동 5위다.

최경주는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어 69타를 치며 순위를 전날 공동 15위에서 10계단이나 끌어올렸다. 샷 정확성(페어웨이 안착률 79%,그린 적중률 83%)이 높았던 최경주는 특히 후반에만 버디 4개를 몰아 잡았다. 최경주는 지난해 2월22일 노던 트러스트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오른 뒤 1년 가까이 미 투어에서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따라서 최경주가 최종일 2~3언더파를 쳐 10위 안에 든다면 이 대회 최고 성적은 물론,최근의 부진을 털어내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미켈슨은 이글1 버디3 보기1 더블보기1개 등으로 들쭉날쭉한 플레이를 했지만,시즌 첫 승을 노릴 수 있는 위치다. 미켈슨이 시즌 초반 2~3승을 거두면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생애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미켈슨은 7번홀 티샷이 밀리면서 왼쪽 유칼립투스 나무 쪽으로 날아갔다. 볼이 나무에 걸린 듯했다. 나무가 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갤러리 중 한 명이 자진해서 나무에 올라갔다. 그러나 갤러리는 볼을 찾지 못했고,미켈슨은 분실구 처리를 한 뒤,티잉그라운드로 돌아가 세 번째 샷을 할 수밖에 없었다. 더블보기는 그래서 나왔다. 미켈슨은 동료들이 "구형 웨지로 플레이한 것은 속임수다"라고 말한 데 대해 "공공 비방"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