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교도소 불이 꺼지면 게임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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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임 | 척 코어 외 지음 | 박영록 옮김 | 생각의나무 | 388쪽 | 1만3000원
남아프리카공화국 로벤섬의 정치범 수용소.이곳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비롯한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에 반대하는 정치범들을 가둔 교도소로 악명 높았다.
교도관들의 폭압과 영락한 환경,공포스런 분위기에 시달리던 1960년대.나중에 부동산 개발업자로 성공한 토니 수즈 등 축구를 사랑하는 수감자들이 웃옷을 뭉쳐 축구공을 만들고 감방에서 몰래 경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경기장에서 뛰고 싶다고 교도관들에게 말했다가 1주일치 식권을 빼앗기는 벌을 받으면서도 줄기차게 '축구의 자유'를 요구했다.
당시 국제사회에서 남아공은 비민주적인 정책들로 비난을 받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지렛대 삼아 축구할 권리를 외부에 알리고 내부 투쟁을 그치지 않은 재소자들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얻었다. 로벤섬 교도소 측이 경기를 허용한 것이다. 1966년에는 수감자들의 축구 리그인 '마카나 축구협회(MFA)'가 생겼다.
이들에게 축구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인권과 존엄성을 되찾는 도구였으며 서로 다른 노선을 걸은 정치범들이 뜻을 모으는 투쟁의 구심점이었다. 이들은 출소 후에도 반아파르트헤이트 운동을 이어나갔고 상당수가 남아공 지도층으로 올라섰다.
지금은 유적지로 바뀐 이 섬에서 2007년 7월18일 '축구 황제' 펠레를 비롯한 유명 축구선수가 참여한 가운데 만델라의 생일 파티가 열린 것도 이 같은 사연 때문이었다.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국내에 소개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임》의 눈물겨운 사연이 우리를 더욱 숙연하게 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
교도관들의 폭압과 영락한 환경,공포스런 분위기에 시달리던 1960년대.나중에 부동산 개발업자로 성공한 토니 수즈 등 축구를 사랑하는 수감자들이 웃옷을 뭉쳐 축구공을 만들고 감방에서 몰래 경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경기장에서 뛰고 싶다고 교도관들에게 말했다가 1주일치 식권을 빼앗기는 벌을 받으면서도 줄기차게 '축구의 자유'를 요구했다.
당시 국제사회에서 남아공은 비민주적인 정책들로 비난을 받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지렛대 삼아 축구할 권리를 외부에 알리고 내부 투쟁을 그치지 않은 재소자들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얻었다. 로벤섬 교도소 측이 경기를 허용한 것이다. 1966년에는 수감자들의 축구 리그인 '마카나 축구협회(MFA)'가 생겼다.
이들에게 축구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인권과 존엄성을 되찾는 도구였으며 서로 다른 노선을 걸은 정치범들이 뜻을 모으는 투쟁의 구심점이었다. 이들은 출소 후에도 반아파르트헤이트 운동을 이어나갔고 상당수가 남아공 지도층으로 올라섰다.
지금은 유적지로 바뀐 이 섬에서 2007년 7월18일 '축구 황제' 펠레를 비롯한 유명 축구선수가 참여한 가운데 만델라의 생일 파티가 열린 것도 이 같은 사연 때문이었다.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국내에 소개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임》의 눈물겨운 사연이 우리를 더욱 숙연하게 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