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최근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논쟁과 관련,"해외에서 국내 현실을 바라보니 총체적인 싸움이 벌어지는 전쟁 중인 나라로 보였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 · EU(유럽연합)외교협의회 회의 참석차 6박8일 일정으로 유럽 의회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이 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밖에서 조금 냉정하게 우리 현실을 보면 여야 · 여여 갈등,진보와 보수의 대립,가진자와 못가진자,수도권과 지방의 대결 등 갈등 수준이 안타까울 정도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 갈등구조의 중심에는 대통령이 서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세종시 문제에 대해 이 대표는 "대통령은 싸움만 붙여 놓고 본인은 뒤로 빠져 있는 모양새다. 세종시의 경우 연초 기자회견을 한다고 입장을 밝혀 놓고 여론과 상황이 악화하자 언급조차 않고 있다"며 "세종시 법안을 제출했는데 현재 국회 분포로 봐서 수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청와대도 모를 리 없을 텐데 소모적 정쟁을 벌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내 세종시 갈등에 대해 "친이 친박은 헤어지면 공멸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갈라서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러고도 같은 당이고 동지라 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럴 바에는 깨끗이 갈라서는 게 국가 발전을 위해 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의 상황 타개를 위해서는 이 대통령의 출구 전략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을 대신해 정운찬 총리가 책임을 지겠다고 한 만큼 현 상황에서 정 총리가 책임지고 물러나고 대통령은 귀국하는 대로 이 문제에 대한 입장과 출구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