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힌다 라자팍세 현 대통령(사진)이 26년간의 내전 종식 이후 스리랑카를 이끌 첫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7일 AFP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치러진 선거에서 라자팍세 대통령이 득표율 57.8%로 야당 후보인 사라스 폰세카 전 합참의장(40.2%)을 눌렀다고 발표했다. 투표율은 약 70%로 치열했던 내전이 끝난 뒤 처음으로 치러진 대선에 대한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두 후보 간에는 긴장이 고조됐다. 스리랑카군은 이날 오전 중무장 병력 80여명을 동원해 폰세카 후보가 머무르고 있는 시나몬레이크 호텔을 포위했다. 사실상 연금상태인 폰세카는 이웃국가에 자신의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선거결과 발표 뒤 폰세카 후보는 "라자팍세 대통령이 국영언론을 동원해 비난 공세를 폈다"며 무효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후보 자격을 놓고도 법정 충돌까지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폰세카 후보는 26일 선거인 명부에 자신의 이름이 등록돼 있지 않아 투표를 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에 라자팍세 대통령 측은 투표도 할 수 없는 후보가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며 자격 논란이 벌어졌다. 선관위는 폰세카가 대통령 후보로서 문제가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렸으나 여당 측은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어제의 동지였던 두 사람은 이제는 적으로 돌아서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 두 후보는 각각 대통령과 군지휘관으로서 타밀족 반군과의 내전을 지난해 5월 승리로 이끈 영웅이었다. 하지만 이후 쿠데타를 우려한 라자팍세 대통령이 폰세카 당시 육군참모총장을 명예직인 합참의장으로 임명하면서 폰세카는 군복을 벗고 대선 출마를 감행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