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별다른 대외 악재없이 속락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특별한 하락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매수 공백기에 프로그램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지면서 지수가 정상권역을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중장기 저항선이 분포돼 있는 1630선 지지 여부가 향후 기간 및 가격 조정 폭을 결정할 관건이 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26일 오후 1시2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6.39포인트(1.58%) 내린 1643.89를 기록 중이다. 또한 장중 한때 1639.39까지 속락하면서 164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개인이 3326억원을 순매수하고 있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133억원, 984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개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로 베이시스가 악화되면서 매도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물이 대량으로 출회되며 지수 하락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로 3127억원, 비차익거래로 646억원 등 전체적으로 377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수 영향력이 큰 삼성전자와 포스코, 하이닉스가 외국인 물량으로 추정되는 매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여기에 프로그램 매도세까지 더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수급 요인이 붕괴된 것이 지수 급락의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특히 전날 미국증시가 반등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그 강도가 예상보다 약해 국내증시의 변동성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이날 발표된 지난해 GDP 성장률도 그다지 좋지 못했고 경기선행지수도 1분기에 꺾일 가능성이 높아 조만간 강한 반등이 없을 경우 시장은 좀더 쉬어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수 공백기를 이용한 선물시장의 매도 거래가 내부 수급을 꼬이게 한 것이 지수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선물시장 참여자들의 매도 태도 역시 현물(주식)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기인했다고 본다면 이러한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기초체력) 상으로는 전혀 이상이 없는 상황에서 심리적 불안감으로 내부 수급이 약해져 나타나는 양상"이라며 "특히 지수 영향력이 큰 하이닉스 등이 수급이나 차익매물로 급락한 것이 지수 하락의 원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하지만 벤 버냉키 연준 의장 연임 문제나 IT주 실적 등 미국증시 불안요인도 어느정도 봉합된 상황인 만큼 내부 수급 이상때문에 순간적으로 정상궤도를 이탈한 지수는 곧바로 복원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60일 이동평균선과 120일 이동평균선이 분포돼 있는 1630선 지지 여부가 앞으로 지수 향방을 결정할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